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의 마지막 챕터를 앞두고 “숙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수년간 지적돼 온 동계스포츠 지원 미비에 대한 구체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이 열렸다. 6개 종목 71명의 선수가 파견된 이번 대회에서 17일간의 여정을 마친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22일 오전 기준)라는 성적표를 올렸다. 이는 지난 2022 베이징 대회(금2·은5·동2), 부진했다고 평가받은 2014 소치 대회(금3·은3·동2)보다 높은 성적이다.
이날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해단식서 마이크를 잡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선수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경기마다 보여준 집중과 투지, 그리고 서로를 향한 격려와 연대는 결과를 넘어 국민들께 큰 감동을 줬다”고 선수단을 격려했다.
김택수 진천선수촌장은 성적 보고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전통적인 빙상 강국의 면모를 넘어, 설상종목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숙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승민 회장은 “동계 종목의 취약한 시설은 수년간 지적돼 온 문제다. 남자 선수들의 경우 병역의 의무도 해결해야 한다. 최가온(세화여고) 선수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서 첫 금메달을 따냈으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해외를 돌아다니며 따낸 것이다. 사실상 불모지에서 따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우리가 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걸 만드는 것도 좋지만, 관심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2018 평창을 돌아보면 종목에 대한 인식은 바뀌어도, 지원은 바뀌는 게 없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훈련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이번 대회서 우리 선수들이 유럽의 피지컬에 비해 밀리는 부분을 느꼈다. 훈련 방식, 예산 지원 등 전체적 진단 후 지원할 부분을 찾겠다”고 했다.
유 회장은 “당장 하계 종목의 사이클만 보더라도, 국제 규격을 갖춘 장소가 1곳뿐이다. 다양한 종목의 고충을 확인하며, 이제는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옆 나라 일본, 중국이 따낼 수 있다면 우리도 메달을 딸 수 있다. 하지만 시설, 예산, 지원이 미흡했다. 선수한테 미안한 일”이라며 “그런 숙제를 해결하는 게 바로 체육회의 역할이다. 정부와 협의하고, 계속해 목소리를 내서 선수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올림픽 강국으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할 거”라고 강조했다.
스키 선수 출신인 김나미 선수 부단장은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국가가 하프파이프 경기장 하나 없다는 건 매우 창피한 일”이라며 “이번에 우리 선수단이 낸 기록은 다른 나라에서도 놀랄 만한 성과였다.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라고 힘을 보탰다.
끝으로 유승민 회장은 이번 대회 성과에 대해 “결과는 항상 배고프다. 경기 내용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많은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목표는 일부 달성했다”면서 “스피드스케이팅과 같은 기록 종목에선 더 면밀한 지원 체계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의 시설 환경은 국제 기준과 굉장히 동떨어져 있다. 선수들이 더 훌륭한 환경 속에서 꿈을 펼치도록 도울 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