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상 3번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원윤종 당선인이 포부를 전했다.
원윤종 IOC 선수위원 당선인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빌라 네키 캄필리오 내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마이크를 잡고 “선수, 코치, 봉사자 등 모든 사람과 소통했다. 진정성 있게 다가가겠다는 마음을 마지막까지 잘 지켰다”라며 당선 소감을 전했다.
원 당선인은 전날(19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밀라노 선수촌에서 공개한 IOC 선수위원 투표서 11명 중 1위(1176표)로 당선됐다. 이번 투표는 대회 기간인 지난달 말부터 2월 18일까지 진행됐다. 총 유권자 2871명 중 2393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2018년 평창 대회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리스트인 원윤종은 한국인으로는 역대 3번째이자, 동계 스포츠 종목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IOC 선수위원이 됐다. 앞서 2008년 베이징 대회 문대성(태권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유승민(탁구) 현 대한체육회장이 IOC 선수위원으로 활약했다.
IOC 선수위원은 스포츠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스포츠 외교뿐 아니라 선수들의 권리 신장에 앞장서는 직책이다. 원윤종 당선인은 이번 대회 폐회식 이후 2034년까지 IOC 선수위원으로 활약한다.
원윤종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거 결과가 나오고 얼떨떨한 하루를 보냈다.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다짐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원윤종, IOC 선수위원 당선_(서울=연합뉴스) 한국 봅슬레이 '레전드' 원윤종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이자 한국 동계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됐다. 원윤종은 19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선수촌에서 발표된 IOC 선수위원 투표 결과 11명의 후보 중 1위로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이날 원윤종 당선인과 요한나 탈리해름(에스토니아·바이애슬론) 당선인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2.19 [대한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선수 시절 훈련에만 전념하느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고 회상한 원윤종 당선인이 떠올린 장면 중 하나는 2018 평창 대회서 선수위원으로 활약하던 유승민 회장의 모습이었다. 원 당선인은 “유 회장이 전방위로 활동하며 한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 여러 스포츠 단체와 교류하는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도 선수위원에 도전할 수 있게 됐을 때, 망설임 없이 도전하게 된 거 같다”고 했다.
원윤종 당선인은 투표 1위로 당선된 요인에 대해 “진정성”이라고 운을 뗀 뒤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첫 단계라 생각했다. 그런 모습이 긍정적으로 비친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거 활동 동안 선수들로부터 받은 아이디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원윤종 당선인은 “7시부터 22시까지 선수촌을 돌아다니며 선수들과 얘기를 나눴다. 비가 오는 저녁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한 선수가 대화를 요청하더라”며 “스스로를 ‘엄마 선수’로 소개한 그는 대회 기간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환경이 없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4 파리 대회 때는 있었던 시설이, 이번 대회에는 없었던 것이다. 원 당선인은 “그런 선수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당선 여부와 별개로 적극적으로 사연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떠올렸다.
향후 동계올림픽 종목 변경건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들은 거로 알려졌다. 바이애슬론,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등 일부 종목이 다음 올림픽부터 변경 또는 폐지될 것이란 소식이 나오면서다. 이에 원윤종 당선인은 “면밀하게 검토해 보진 못했지만, 현장에서 선수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의 메시지를 귀담아듣고, 나중에 IOC 행정부에 잘 전달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윤종 당선인은 한국 동계 종목 출신 최초의 IOC 선수위원이다. 취재진이 ‘과거 평창 대회 은메달과, 이번 당선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원 당선인은 “평창에서의 결과가 없었다면 지금의 미래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당연히 그때가 짜릿했다”면서도 “투표 결과를 기다리는 30분은 정말 길고, 초조한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원윤종 당선인은 유승민 회장의 사례를 따랐다고도 밝혔다. 원 당선인은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게 맞다”고 웃으며 “유 회장은 당시 하루 3만 보씩 걸으며 선수를 만나지 않았나. 나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들에게 진정성으로 다가갔다”고 했다.
끝으로 임기가 끝나는 8년 뒤를 상상한 원윤종 당선인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선수 대표자를 잘 뽑았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들을 만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어 이 길에 접어든 거다. 선수들이 나에게 믿음을 준 만큼, 나도 보답하고자 한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