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김길리(왼쪽)가 10일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혼성계주 2000m 준결승 중 홀로 쓰러진 미국의 스토다드와 충돌해 벽에 부딪히고 있다. 앞은 캐나다의 사로. AP=연합뉴스
“넘어지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으니, 멋진 승부를 기대한다.”
쇼트트랙 여자부 ‘최강’ 코트니 사로(캐나다)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혼성 계주 중 준결승 중 벌어진 한국의 충돌에 놀랐다.
사로는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혼성 계주 2000m서 캐나다 대표로 출전, 동료들과 함께 팀의 준우승(2분39초258)을 합작했다. 우승은 개최국 이탈리아(2분39초019)의 몫이었다.
혼성 계주 2000m는 지난 2022 베이징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선수당 500m만 소화해 단거리 성격이 짙고, 변수가 그만큼 많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은 정작 이 종목에서 2회 연속 고배를 마셨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선 레이스 중 넘어져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날은 준결승에 올라 캐나다, 미국, 벨기에와 함께 결승을 다퉜다. 3위서 추격하던 한국 김길리(성남시청)는 미국의 코린 스토다드에게 걸려 넘어져 결국 전열에서 이탈했다. 당시 스토다드는 1위로 올라섰으나, 갑자기 미끄러지며 쓰러졌다. 캐나다 주자 사로는 스토다드를 피한 뒤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반면 김길리는 스토다드와의 충돌 여파로 레이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의 최민정, 임종언, 황대헌이 잔여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으나, 최종 3위에 그쳐 결승 A(금메달 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결승에 오른 캐나다는 막바지 4위로 밀렸다가, 순식간에 2위까지 치고 올라 값진 준우승을 거뒀다.
경기 뒤 사로는 믹스트존 인터뷰서 “우리는 경기 내내 평정심과 자신감을 유지하려고 했다. 서로를 격려했고, 신뢰가 깊었다. 우리가 멋진 일을 해낼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김길리(아래)가 10일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혼성계주 2000m 준결승 중 미국의 스토다드에게 걸려 넘어져 쓰러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현장에선 준결승전 충돌 상황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당시를 회상한 사로는 “‘피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예전에 하키를 했던 감각이 살아난 거 같다”고 웃으며 “빙질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쇼트트랙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 얼음 상태가 어떻게 변할지 몰랐기 때문에, 선수가 어디로 튕겨 나갈지 계속 예측하며 탔다”고 했다.
이어 “이 스포츠는 정말 예측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프로고, 뛰어난 기량을 가졌더라도 얼음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 가장 강한 팀이 항상 원하는 결과를 얻는 건 아니”라며 “약간의 운도 필요하다고 본다. 오늘 우리는 영리하게 했다. 과욕을 부리지도 않았고, 물러서지도 않았다”고 자신했다.
한편 캐나다는 대회를 앞두고 한국과 여러 차례 합동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취재진이 이에 대해 묻자, 사로는 “스포츠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누군가 넘어지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한국엔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다음 결승에서 멋진 승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