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 공격수 토마스 뮐러가 손흥민(LAFC)과의 역대급 혈투를 마무리했다. 뮐러의 다음 시선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로 향한다.
미국 매체 애슬론 스포츠는 24일(한국시간) “뮐러가 손흥민과 LAFC를 꺾었다”며 “그는 이미 MLS컵에서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와 맞붙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조명했다.
전날(23일) 밴쿠버는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LAFC와의 2025 MLS컵 플레이오프(PO) 8강전에서 정규시간 동안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이겼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유지한 홈팀 밴쿠버는 전반을 2-0으로 마치며 4강행을 손쉽게 따내는 듯했다.
반전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그는 후반 15분 박스 안에서 집념을 발휘해 연거푸 슈팅을 시도, 간신히 만회 골을 책임지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기세를 탄 LAFC가 밴쿠버를 두들겼고,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다시 균열을 냈다. 그는 아크 왼쪽에서 직접 프리킥을 시도해 골문 구석을 가르는 득점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원맨쇼에 흔들린 밴쿠버는 결국 LAFC와 120분 연장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추가 득점을 신고하지 못하며 승부차기로 향했다.
마지막에 웃은 건 밴쿠버였다. LAFC는 1번 키커 손흥민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을 겪었다. 3번 키커 델가도의 슈팅은 위로 크게 솟구쳤다. 밴쿠버는 5번 키커 마티아스 라보르다의 성공으로 간신히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시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의 활약을 조명하며 “그는 후반 추가시간 영웅적 순간을 맞이했다. 한국인 슈퍼스타는 프리킥을 시도해 공을 골문 구석으로 꽂으며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렸다”라고 떠올렸다. 뮐러 역시 경기 뒤 “손흥민의 정말 놀라운 프리킥이었다. 그는 정말 엄청난 선수”라고 혀를 내둘렀다.
뮐러와 손흥민의 맞대결을 본 매체는 “축구에 대해 이해가 떨어지는 미국 스포츠 팬들에게 MLS의 가치를 설득하려면 리그 제품 안으로 끌어 들어야 한다. 그 지점에 스타 파워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메시의 압도적 인기와 상업적 성공은 리그 구단주들에게 눈을 뜨게 하는 경험이었다. 물론 메시와 같은 선수는 복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팬들이 ‘자신들의 우상’을 보고 싶어 한다는 걸 상기시켜 주는 순간이었다. 그 이유 때문에 LAFC와 밴쿠버가 손흥민과 뮐러를 영입했다. 스타들도, 팀들도 기대에 부응했다”라고 치켜세웠다.
우여곡절 끝에 손흥민을 제압한 밴쿠버는 샌디에이고FC-미네소타 유나이티드 승자와 MLS컵 결승전 티켓을 놓고 겨룬다. 반대편 대진에선 인터 마이애미가 뉴욕 시티FC와 4강전을 벌인다. 인터 마이애미는 이날 신시내티와의 경기서 1골 3도움을 몰아친 메시의 활약을 앞세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메시 역시 MLS컵 결승전에 오르기 위해 1승이 더 필요하다.
한편 이날 애슬론 스포츠는 지난 21일 뮐러와 MLS 사무국과의 인터뷰를 조명했다. 당시 뮐러는 ‘메시를 꺾고 싶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 안다. 이건 바르셀로나(스페인)와 관련된 일이다. 내 입장에선 메시, 바르셀로나와의 전적을 꺼내는 게 자연스러웠다. 이런 역사는 인터 마이애미의 결승행을 바라게 만든다”라고 웃었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뮐러는 클럽과 대표팀 통틀어 메시와 10차례 만나 7승(3패)을 거뒀다. 지난 2019~20시즌 단판으로 열린 UCL 4강전에서는 8-2로 크게 이긴 기억이 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