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른다. 그의 등번호 '21번'도 삼성의 네 번째 영구결번이 될 예정이다.
오승환은 KBO리그 15시즌 동안 427개의 세이브를 올린 전설적인 투수다. 2014~2015년엔 일본에서 80개의 세이브를 올렸고, 2016~2019년 4시즌 동안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42개의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은퇴 경기를 앞두고 만난 오승환은 "(은퇴를 선언한) 한 달 전만 해도 (은퇴) 실감이 안 났는데, 어제 밤부터 '벌써 (은퇴식이 있는) 9월 30일이 다 됐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야구장 로비에 지인들이 많이 온 걸 보니 은퇴식이 실감이 나더라"고 말했다.
오승환. 삼성 제공
다음은 오승환과 일문일답
▶드디어 은퇴식이다. 바쁘게 왔다갔다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침까지는 감정이 다르지 않았다. 아직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은퇴식을 하게 되면 많이 실감날 것 같다.
▶이제 은퇴 실감이 나나 한 달 전만 해도 실감이 안 났는데, 어제 밤부터 "벌써 30일이 됐구나" 생각했다. 야구장 로비에서 지인들이 많이 온 걸 보니 은퇴식이 실감이 나더라.
▶팬들이 커피차도 선물했던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정말 감사드린다. 저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서울에서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 끝까지 응원받는구나 생각이 든다. 팬들에게는 항상 감사하다.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일본과 미국 팬에게도 한 마디 한다면. 아직도 한신 타이거스 팬들이 많이 기억해주시는 걸로 안다.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은 일본에서 인사드려야 하지 않을까. 내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메이저리그 팬들은 나를 기억할까(웃음). 미국에서 같이 알고 지낸 한인 분들이 많은데 아직도 연락해주신다. 그분들의 도움 많이 받아서 한국 음식 먹을 수 있었다. 감사하다.
▶박진만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9회 내겠다'고 했는데, 그동안 준비는 어떻게 했나. 은퇴 선언 후 몸 관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공을 계속 던졌다. 감독님은 9회 등판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오늘은 은퇴식을 떠나 중요한 경기다. 팀이 한 시즌 치열하게 했고, 남은 2경기에서 순위 바뀔 수 있다. 경기 상황을 지켜보고 마지막까지 하던대로 준비 중이다.
▶9회 등판하면 KIA는 최형우가 대타로 나온다는데. 마지막에는 안 맞아야한다. 외국 다녀온 후 최형우 선수에겐 중요한 순간마다 맞았는데, 오늘까지 맞진 않을 거다(웃음).
지난 10일 광주에서 열린 오승환 은퇴투어 행사에서 감사패 편지를 읽는 최형우. 삼성 제공
▶마운드에 서면 어떨 것 같나. 어떤 감정일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많이 다를 것 같다.
▶먼저 은퇴한 동료들과 얘기를 나눈 게 있나. 초반 은퇴한다고 발표했을 때 연락이 많이 왔다. 이대호는 "(은퇴식 때) 분명 울 거다"라고 했고, 김태균, 정근우는 "고생했다"고 했다. 추신수 선수는 커피차까지 보내줬다. 감사하다.
▶은퇴 선언을 후회한 적은 없나.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있다. 은퇴 발표하고 경기를 나가지도 않았고, 확실히 은퇴를 발표하고 몸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긴 했다. 후회는 없다. 후회없이 공 던졌기 때문에.
▶향후 계획은. 아직 결정한 건 아무 것도 없다. 어떤 결정을 할지 나도 잘 모르겠다. 오늘 은퇴식까지는 그런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단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선수들이 사인 받으러 많이 왔더라. '나를 이제 보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사인 받으면서 다들 자기 이름을 써달라고 하던데, 그래서 '마지막이구나' 싶었다. 강민호, 박병호 등 (고참) 선수 등이 '기분 어떠냐'고 물어봐서 "너희도 느낄 거다"라고 했다.
▶본인과 호흡을 맞춘 최고의 포수는. -좋은 포수와 많이 만났다. 처음 진갑용 선수와 호흡을 맞췄고, 해외에선 야디어 몰리나, 들어와서 강민호 선수와 오래 호흡을 맞췄다. 포수 복은 좋았다. 던지는 구위보다도 많은 혜택 받았다고 생각한다.
▶은퇴투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다 기억에 남는다. 굳이 하나 꼽자면 두산에서 받은 항아리다. 적힌 문구가 좋았다. 두산 회장님이 이틀을 고민했다고 하시더라. 이대호, 이승엽 선수가 항아리 받았을 때는 선수들이 직접 말한 걸 새겼다는데, 나는 내가 먼저 부탁했다. 이틀 고민하다가 문구를 넣었다고 하시더라.
▶선수 생활 도중 많은 별명을 받았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끝판대장, 돌직구, 돌부처 등 많은데 다 좋다. 이미지에 맞게끔 잘 지어주셨다.
30일 은퇴 기자회견을 연 삼성 오승환. 삼성 제공
▶은퇴사는 미리 준비했나. 미리 준비해놨다. 항상 인터뷰를 하고 나서 후회되는 부분이 많더라. 속에 있는 얘기를 다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미리 써놓고 준비해놓긴 했다. 읽고 나서도 후회할 것 같긴 하다. 낭독 연습은 한번만 했다. 운동장에서 할 땐 다른 감정이 밀려올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 은퇴식 보며 '나는 울지 말아야지' 생각했을 것 같은데 울지 말아야지 한 건 없고, 왜 저렇게 많이 우는지 생각한 적은 있다.
▶남은 경기가 하나 더 있다(10월 3일 광주 KIA전). 혹시 남은 경기 등판 생각 있는지. 팀 사정에 따라 움직이려고 한다. 순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음 등판은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한 경기라도 기회가 된다면 그동안 몸을 만들었기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한미일 550세이브 욕심은 없나. 개인기록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처음에 발표할 땐 이렇게 치열할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