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가수 임영웅. 사진=프로축구연맹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임영웅의 하프타임 공연을 관람하는 팬들. 사진=프로축구연맹 ‘인기 가수’ 임영웅이 뜨니 또 한 번 새 역사가 쓰였다. 이번에는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이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보며 경사를 누렸다.
대전은 지난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구FC를 3-2로 꺾고 홈 3연승을 달렸다.
하나은행 메인모델인 임영웅의 등장으로 어느 때보다 열기는 뜨거웠다. 2만 1045명의 구름 관중이 몰린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챙긴 덕이다. 이날 대전은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후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대전의 홈 최다 관중(2만 592명) 기록은 2023년 7월 전북 현대전이었다. 이 시즌 K리그1에 복귀한 대전의 축구는 꾸준히 인기를 끌었지만, 2년 2개월 만에 새 기록을 쓸 수 있었다. 올 시즌 대전의 홈 평균 관중이 1만 255명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유독 눈부신 ‘임영웅 효과’다.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가수 임영웅. 사진=프로축구연맹
임영웅의 축구장 방문은 최다 관중 기록 경신이 공식화하는 형세다. 임영웅은 2023년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던 FC서울과 대구전에 시축자로 나섰고, 당시 4만 5007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이 기록은 코로나19 창궐 이후 프로스포츠 한 경기 최다, K리그 유료 관중 집계 시작 이래 최다 관중 기록이었다.
2년 전 서울에서 잔디가 상할까 봐 축구화를 신고 공연한 임영웅은 대전에서도 ‘축구인’다운 면모를 뽐냈다. 그는 시축 때도, 신곡 ‘그댈 위한 멜로디’를 공연한 하프타임 때도 축구화를 신었다. 축구장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구단과 선수들을 배려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임영웅이 뜨면 축구장을 가득 메우는 팬클럽 ‘영웅시대’ 역시 이번에도 축구장 문화를 존중했다. 서울과 대구의 경기에서는 영웅시대의 상징색이 대구의 팀 컬러와 겹친다는 이유로 다른 색의 옷을 입고 경기장을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많은 이들이 홈팀 대전의 색인 초록색을 입고 관중석을 메웠다. 영웅시대는 여느 때처럼 쓰레기까지 깨끗이 치우고 경기장을 떠났다는 후문이다.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가수 임영웅이 시축하는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구름 관중 속 뛰는 대전 선수들은 신바람이 났다. 특히 스트라이커 주민규가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30분 상대 패스 실수를 가로챈 주민규는 왼발로 첫 골을 넣었고, 후반 11분에는 주앙 빅토르가 처리한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지난달 10일 수원FC전(3-2 승) 이후 42일 만에 가동한 득점포였다.
12·13호골을 몰아친 주민규는 득점 선두 전진우(전북 현대·14골)를 1골 차로 추격, 2021·2023시즌에 이어 K리그 통산 세 번째 득점왕 등극 희망을 키웠다.
20일 대구FC를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한 주민규. 사진=프로축구연맹
리그 3위를 질주 중인 대전(승점 48)은 같은 날 전북 현대를 제압한 2위 김천 상무(승점 49)와 승점 1 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여전히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민규가 득점 생산을 재개했다는 것은 대전에 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