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경문 감독이 5월27일 잠실 LG전 7회 말 LG 이영빈의 체크스윙과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5.05.27. '뜨거운 감자'였던 체크 스윙 비디오판독이 사실상 후반기 내 정식 도입될 예정이다. 관건은 속도다.
10개 구단 사령탑은 지난 11~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앞서 감독자 회의를 열고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의 후반기 도입에 대해 의논했다. 대다수의 감독이 조기 도입에 찬성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 애초 계획을 앞당겨 후반기부터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음 주 단장 모임인 실행위원회에서 도입 시점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준비는 마쳤다. 올스타 휴식기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까지 1군 9개 구장에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위한 카메라 설치를 완료했다. 2일 서울 잠실 두산-삼성전 7회에 나온 체크스윙. 위 류지혁의 체크스윙은 '헛스윙 삼진' 판정을 받았고, 아래 김재환의 체크스윙은 '노 스윙' 판정을 받았다. 사진=티빙, 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쳐 체크 스윙 비디오판독 도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현장과 팬들의 불만이 쌓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선 7회 말 두산 김재환의 체크 스윙이 노 스윙으로 판정되자 박진만 삼성 감독이 거센 항의를 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는 체크스윙 판정을 한 1루심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자동투구 판정시스템(ABS)과 비디오 판독 확대 등으로 판정 논란이 줄어 들었지만, 아직 심판의 영역인 체크 스윙에 대한 현장의 불만은 점점 늘어났다.
KBO 실행위원회는 2026년에 1군에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추진하며 2025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범 운영을 했는데, 체크 스윙 판정 번복률이 38.3%로 높은 편이었다. 2군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경험한 A 선수는 "타자와 투수 모두에게 공정하게 판정이 이뤄질 수 있어 좋다. 1군에도 빨리 도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론 남은 과제도 있다. 명확하지 않은 체크 스윙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 허구연 KBO 총재는 최근 KBO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체크스윙에 대해선 정확한 룰이 아직 없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에게 체크스윙 기준을 어떻게 연구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135도로 본다'고 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90도를 기준으로 봐 왔다. 135도는 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카메라를 설치하는 위치에 따라 체크스윙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전 세계 최초였던 ABS 도입 과정에서도 처음에는 크고 작은 불만이 있었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거의 없다. 적어도 '공정성'을 담보, 같은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가 2024년 11월 7일 피치 클록과 비디오 판독 대상 추가하는 체크 스윙 등에 관해 통합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BO 제공 현재로선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선 체크 스윙 비디오판독을 반드시 실시하고, 이를 위해 적어도 정규시즌 막판에는 체크 스윙 비디오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정규시즌이 종반부로 향할수록 순위 싸움은 치열해진다. 올 시즌엔 전반기 2위 LG 트윈스와 8위 삼성 라이온즈의 격차가 5.5경기 차에 불과할 만큼 촘촘하게 붙어 있다. 이럴 때 체크 스윙 판정 하나로 승부가 갈려선 절대 안 된다. 감독과 선수 등 현장은 물론 대부분은 야구팬도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조기 도입을 기대한다. 판정을 공정하게 하려면 빠르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