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가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하고 전반기를 마쳤다. 그나마 후반기 복귀엔 '견적'이 서기 시작했다.
미국 디애슬레틱의 다저스 담당 기자 파비안 아르다야는 14일(한국시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사사키가 불펜 투수를 시작했고, 통증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8월 말 복귀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사사키는 올해 뜨거운 기대를 안고 메이저리그(MLB)에 상륙했다.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에서 지난해까지 뛰었던 그는 2024시즌 종료 후 구단의 동의를 받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도전했다. 25세가 되지 않아 최저연봉 유망주 신분에 계약할 수 있었고, 그를 위해 수많은 구단이 구애에 나섰다. 사사키는 몇 차례 과정을 거쳐 협상 구단을 줄였고, 결국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뛰는 다저스가 최종 행선지가 됐다.
계약과 동시에 사사키는 전미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NPB에서 뛰는 동안 최고 165㎞/h 강속구를 뿌렸고,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구사했다. 전문가들은 사사키를 전미 유망주 랭킹 1위에 두며 신인왕 유력 후보로 꼽았다.
현실은 정반대였다. 3월 도쿄시리즈에서 데뷔전을 치른 사사키는 이후 구위 하락과 부상을 겪으면서 빠르게 추락했다. 8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4.72에 그쳤다. 평균 시속 100마일(161㎞)을 기록할 거라던 직구 구속은 평균 시속 96마일(154.5㎞)에 머무르며 난타를 당했다. 결국 지난 5월 14일 오른쪽 어깨 충돌을 이유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6월엔 60일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했다. 부상자 명단 첫 등재일 기준으로 따져도 8월 중순 이후에야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시즌아웃 전망까지 나왔지만, 로버츠 감독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시즌 내 복귀는 가능할 거로 보인다.
사사키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에 따라 다저스의 투수진 운용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저스는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시즌 초 부상으로 이탈했다. 투수로 돌아오는 오타니도 오프너부터 시작해 아직 정상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팀은 선발진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글래스노우가 최근에야 복귀했고, 스넬 역시 후반기 복귀가 예정돼 있다. 스넬은 첫 재활 등판을 마친 상황이라 통증이 재발하지 않으면 계획대로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복귀 후 구위가 복귀 전과 같다면 많은 기회를 받긴 쉽지 않을 거로 보인다. 사사키가 주춤한 사이 다저스는 2023년 데뷔했다가 수술과 재활을 거친 에밋 쉬한이 선발과 벌크 가이를 맡고 있다. 글래스노가 돌아왔고, 스넬도 사사키보다 먼저 돌아오는 만큼 사사키의 구위가 좋지 못하면 기회를 받기 힘들다.
다른 일본인 선배들과 달리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것도 족쇄가 될 수 있다. 사사키는 유망주 신분이기 때문에 올해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는 옵션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다저스는 전반기 사사키가 부진할 때도 그를 내려보내지 않았지만, 그때보다 선발 자원이 많아지면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