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과 로버츠 감독. AP=연합뉴스 데이브 로버츠(53)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이 김혜성(26)에게 "대단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유는 김혜성이 상대 오른손 선발 투수 마이클 소로카의 노히트 노런 행진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로버츠 감독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에서 13-7 승리 후 취재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5회 2사까지 소로카에게 안타 하나 없이 삼진 10개로 봉쇄당하다 13득점을 뽑은 원동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로버츠 감독은 "나도 궁금하다"라고 웃으며 "김혜성이 상대 선발 투수의 노히트 노런 행진을 멈춰 세웠다. '오늘 소로카게에 안타를 칠 수 있겠구나'라는 팀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라며 김혜성의 공로를 인정했다. AFP=연합뉴스 다저스는 이날 5회 말 2사까지 소로카에 호투에 막혀 안타 하나 없이 끌려다녔다. 그러나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혜성이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소로카의 바깥쪽 151.6㎞ 직구를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다저스의 이날 첫 안타이자 김혜성의 시즌 5호 2루타. 후속 타자 마이클 콘포토가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안타를 중요한 승리 원동력으로 삼았다.
다저스는 6회 말 선두 타자 달튼 러싱의 2루타를 시작으로 소로카 공략에 성공하며 4점을 뽑았다. 소로카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7회 타자일순하며 7점을 뽑았다. 7회에도 김혜성은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워싱턴 우완 불펜 라이언 루토스를 상대로 2루 땅볼을 쳤고, 워싱턴 2루수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가 공을 흘린 사이 전력 질주해 1루에서 살았다.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378에서 0.372(78타수 29안타)로 약간 떨어졌다. AFP=연합뉴스 로버츠 감독은 빅리그 진출 1년 차 김혜성에게 극단적인 플래툰 시스템(상대 투수 좌·우 유형에 따라 선발 출전할 좌·우 타자를 골라 기용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김혜성은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4타수 3안타로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 탓에 왼손 투수를 상대할 기회가 적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74타수 26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에 미국 현지의 각종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에도 로버츠 감독의 김혜성 활용법에 관해 비판적인 글이 자주 올라온다. 로버츠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혜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의사를 내비쳤으나, 여전히 김혜성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날이 많다.
김혜성은 23일 소로카를 상대로 귀중한 2루타를 뽑아 로버츠 감독의 마음을 조금 더 사로잡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