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의 예술적․문화사적․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민화를 이용한 문화 상품이 출현하는 등 민화 예술의 지평이 점차 넓어지는 양상이다. 이런 때 특정 미술 장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동양적 사유관과 현대적인 미적 감각으로 독창적 예술 장르 ‘민화공예’를 창조한 황지영 작가에게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황 작가는 민화공예에 AI 기반 3D프린터를 이용한다. 많은 시간과 공력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전기스탠드, 이젤, 시계 등 현대 문물과 서적, 족자, 청자 꽃병 등 전통 기물을 미니어처로 만들고 펜과 오방색 물감으로 섬세하게 채색한다. 이후 이 오브제들을 서양화 구도로 배열해서 민화 속 책가도(冊架圖)를 ‘전통과 예술 사이’라는 작품으로 구현한 것이다.
이 작품은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을 살려 민화의 개념을 확장시킨 민화예술의 결정체이자, 장르 해체 또는 콜라보를 통해 전통미와 현대미를 융합시킨 미래지향적 예술품이다. 따라서 시공간을 초월한 듯 모던하면서도 예스러운 분위기가 살아 있고 화려한 색채미가 돋보여 국내외에서 수십 차례 열린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찬사를 받았으며 뉴욕 전시회에서 완판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작가 대열에 올라선 황 작가는 부산 소재 채스아트센터 소속 작가로서 (사)부산화랑협회가 오는 4월 3~6일 개최하는 제14회 2025 BAMA(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국내 갤러리 133곳, 외국 갤러리 15곳이 참가하게 되며 특별전에서 AI, VR 기반 예술 작품이 첫 선을 보이게 된다.
작품명: 기억함
황지영 작가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전통 민화를 사랑하며 보전․계승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면서도 "민화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전 세계인이 사랑할 수 있는 감각적인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도록 미학적․철학적 사유의 힘을 기르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