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무대 1군 데뷔전에서 홈런을 친 어준서. 사진=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가 개막 3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또 한 명의 신인 내야수가 데뷔전에서 홈런을 치며 위안을 안겼다.
키움은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 1차전에서 6-11로 패했다. 선발 투수 김윤하가 피홈런 5개를 허용하며 8점을 내줬고, 불펜진도 추가 3점을 내줬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 시리즈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키움은 개막 3연패를 당했다.
최근 2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키움은 윈-나우(Win-now)를 선언하며 올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외국인 타자 2명을 영입하며 장타력 보강을 노렸다. '투수 놀음'이라는 야구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선수 구성을 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들이 3경기 연속 대량 실점하며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신인 내야수 어준서(19)가 데뷔전에서 홈런을 친 건 고무적이다. 2025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1순위)에 지명된 어준서는 여동욱·전태현과 함께 키움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신인 내야수다. 개막 엔트리에서는 제외됐지만, 퓨처스리그에서 4할 대 타율을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보였고, 홍원기 감독의 부름을 받은 뒤 이날 1군에 콜업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어준서는 2회 초 첫 타석에선 상대 투수 아담 올러를 상대로 3구 삼진을 당했다. 스트라이크존(S존)에 들어가는 직구와 커브를 모두 놓친 뒤 3구째는 커트했지만, 3구째 슬라이더에 어설픈 스윙을 했다.
그사이 경기는 기울었다. 키움은 1회 3점을 냈지만, 선발 투수 김윤하가 4회까지 홈런 4개를 맞고 7점을 내줬다.
어준서의 홈런은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나왔다. 5회 초 선두 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나선 그는 올러와의 두 번째 승부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43㎞/h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쳤다.
프로 무대 첫 홈런. 심지어 고교 시절을 포함해도 첫 홈런이다. 어준서는 내야 수비력이 좋은 콘택트 유형 내야수다. 그런 그가 데뷔전에서 아치를 그린 것. 키움 선배들은 '침묵 세리머니'로 신인 선수의 데뷔포를 축하했다.
키움은 지난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도 다른 신인 여동욱이 2회 초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지난 22일 개막전 데뷔 타석에서 홈런을 친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여동욱. 사진=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여동욱에게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주고 그를 개막전 선발 3루수로 기용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전태현·어준서에게도 꾸준히 기회를 줬다. 전태현은 여동욱과 함께 개막 엔트리에 넣었고, 어준서도 3경기 만에 콜업했다.
어준서는 7회 타석에서도 1사 1루에서 투수 이준영을 상대로 데뷔 두 번째 안타를 쳤다. 앞서 대타로 나서 역시 안타를 친 선수는 여동욱이었다. 8회 김동헌의 타석 때 대타로 나선 전태현도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치며 22일 개막전에 이어 2호 안타를 쳤다.
3연패에 빠진 키움. 승리보다 큰 위안은 없다. 하지만 강팀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도 있는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