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 레전스 스즈키 이치로(51)가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입회했다. 마리아노 리베라(56)도 재조명받고 있다.
명예의 전당 입성자를 선정하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22일(한국시간) 올해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치로는 전체 394표 중 393표를 획득, 득표율 99.75%를 기록했다.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득표율은 75%다. 훌쩍 넘었다.
이치로는 아시아 국적, 아시아 리그 출신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는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만장일치는 실패했다. 2020년 입회한 뉴욕 양키스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처럼 딱 1표가 부족했다.
일본 프로야구(NBP)를 평정한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MLB 무대에 입성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242안타를 때려내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통시에 석권했다. 2004년에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단일시즌 최다 안타(262개) 신기록을 경신했다. 통산 19시즌 동안 뛰며 3089안타를 쳤다. 타율은 0.311, 도루는 509개였다.
통산 기록, 개인 타이틀, 단기 임팩트 등 빠지는 게 없는 커리어를 쌓은 이치로도 만장일치 입회에 실패했다. 이런 이유로 2019년 역대 최초로 100% 득표율을 기록했던 리베라가 어떤 기록을 남겼는지 주목받고 있다.
리베라는 4번 타자도 선발 투수도 아니다. 마무리 투수였다. MLB 대표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이었다. 1995년 빅리그에 데뷔, 3년 차였던 1997년부터 클로저를 맡았고, 이후 2013년까지 양키스의 뒷문을 지켰다. 통산 세이브는 652개. 단연 역대 최다 기록이다. 평균자책점은 2.21. 오른쪽 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그의 컷 패스트볼(커터)는 그야말로 마구였다.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과 매력을 증명한 투수였다.
켄 그리피 주니어(2016년·득표율 99.32%), 톰 시버(1992년·득표율 98.84%), 놀런 라이언(1999년·98.79%), 칼 립켄 주니어(2007년·98.53%), 타이 콥(1936년·98.23%) 등 전설적인 선수들도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입성에 실패했다. 이들이 남긴 기록과 야구계에 미친 영향이 리베라에 부족하다고 볼 순 없다. 이치로도 마찬가지다. 그저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투표인단 몇 명의 변덕이 작용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