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은행 가드 박소희(21·1m78㎝)가 팀의 야전 사령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팀의 ‘캡틴’ 김정은(37)은 그를 향해 엄지를 세웠다.
박소희는 지난 8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의 2024~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서 30분을 뛰며 12점 3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54-49 승리를 이끌었다. 하나은행은 8일 기준 리그 5위(4승 9패)가 됐다.
박소희가 하나은행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2쿼터 깔끔한 3점슛으로 포문을 연 그는, 3쿼터(10분)를 모두 뛰며 8점을 몰아쳤다. KB가 거센 추격에 나선 시점, 박소희는 외곽포와 어시스트로 응수했다. 해당 쿼터 마지막엔 버저비터 득점을 터뜨려 두 자릿수 격차를 지켰다. 그는 마지막 쿼터서 자유투 1점에 그쳤지만, 팀이 승리해 웃을 수 있었다.
하나은행은 ‘가드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전 프랜차이즈 스타 신지현(인천 신한은행)을 트레이드하면서 이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김도완 하나은행 감독의 선택은 4년 차에 접어든 박소희였다. 그는 커리어 초반 공격력으로만 주목받았다. 올 시즌에는 사령관인 1번(포인트 가드)을 맡곤 한다. 시즌 초반 적응기와 부상이 겹쳐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KB전에서 아쉬움을 털었다. 단일 경기 12점은 그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표본은 적지만,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는 올 시즌 가장 높다.
김도완 감독은 시즌 중 “외곽이 살아나야 골밑 공격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짚은 바 있다. 박소희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팀이 보유한 국가대표 센터 양인영과 진안의 위력도 더 발휘될 수 있다.
박소희는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내가 다양한 역할을 맡게 돼 생긴 부담감을 언니들이 덜어주려고 한다. 그동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속상했는데,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인터뷰 중 하나은행 주장 김정은은 그를 향해 엄지를 세우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김정은은 WKBL 통산 최다 득점자(8162점)이다.
박소희는 “(김)정은 언니처럼 모두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가드는 경기를 잘 이끌어가야 하는 선수다. 긴장해 실수가 많아지면 팀에 폐가 된다. 부담 없이 자신감 있게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