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4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부상 선수가 많아 어려운 레이스를 펼친 올 시즌을 돌아봤다. 팀 강점이었던 불펜이 이전보다 약해진 점, 특별한 폼을 보여주며 1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믿을맨'이 줄어든 점에 아쉬움을 전했다.
남은 경기에선 그런 고민이 조금 줄어들 전망이다.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1년 4개월 동안 재활 치료와 복귀 준비를 했던 소형준(23)이 1군에 가세한 뒤 허리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준은 지난 12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이후 4경기 더 나섰다.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구원승을 거뒀고, KT가 5강 수성에 가장 중요한 경기를 치른 24일 롯데전에서도 7회와 8회 2이닝을 피안타조차 기록하지 않고 무실점을 막아내며 두 번째 구원승을 거뒀다.
소형준은 2020년 신인왕이다. 그해 13승·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2020~2022시즌 동안 33승을 거두며 KBO리그 대표 영건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데뷔 시즌부터 너무 많은 공을 던졌고 결국 지난해 탈이 나며 수술대에 올랐다.
일반적으로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면 구속이 더 빨라진다. 소형준의 투심 패스트볼은 KBO리그 '레전드' 이대호(은퇴)가 손꼽는 마구. 구위가 더 좋아지면 '언터처블'이 될 수 있는 공이다.
소형준은 24일 롯데전 승리 투수가 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직 롱토스나 스텝 앤드 스로 동작도 100%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실전에 뛰어들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강철 감독과 주전 포수 장성우 모두 소형준의 구위가 수술 전만큼 올라왔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선수 본인은 온전히 운동을 소화하고, 근육 가동성까지 회복하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불펜' 경험은 큰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그는 "고교 시절에는 갑자기 몸을 풀어도 문제가 없지만, 프로 데뷔 뒤 많은 경기와 많은 이닝을 소화한 탓인지, 지금은 충분히 공(불펜피칭)을 던지고 나서야 한다. 그래도 이제 조금 적응하고 있다"라고 했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긴 공백기를 가졌다. 그라운드에 서지 못한 1년 4개월 동안 배운 게 많다. 소형준은 "언젠가 한 번은 수술을 받을 것 같았다. 그게 빨리 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칠 수 있다. 좌절하지 않고 '잠깐 쉬어간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떻게 운동해야 할 지도 알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웠던 마운드에 다시 서게 된 것만으로 기쁘다는 소형준. 현재 팀은 살얼음판 같은 순위 경쟁을 치르고 있다. 현재 순위(5위)를 지키면 바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소형준은 연차에 비해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PO), PO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출전했다. KT의 가을 축제에 큰 힘을 보탤 선수다. 이강철 감독도 "계투진에서 활용할 생각"이라는 구상을 전한 바 있다. 소형준도 "만약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된다면 한 타자, 한 타자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돌아온 소형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