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준열과 한소희가 열애 사실을 인정하며 연예계 ‘공식 커플’로 거듭났다. 그런데 과정은 쓸데없이 요란했고, 뒷맛은 유례없이 씁쓸하다.
류준열와 한소희는 지난 주말 하와이 데이트 목격담이 SNS를 타고 불거지며 열애설에 휩싸였다. 양측이 열애설에 대한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서 해당 이슈는 조용히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류준열의 전 여자친구인 혜리가 “재밌네”라는 글을 올리며 환승연애 의혹이 불거지자 한소희가 이를 부인하는 내용을 SNS에 게재하며 상황이 재점화됐다. 이후 화살은 침묵을 지키던 류준열을 향했고 ‘환승’ 여부에 의혹이 제기되자 결국 류준열과 한소희 모두 열애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열애와 결별 등의 이슈는 사생활의 영역이지만 스타의 사생활은 워낙 대중의 관심사다 보니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알려지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원하든 원치 않든 ‘팩트’가 알려진 뒤엔 대처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소희의 대처는 부적절했다. 그는 필요에 따라 솔직하지 못했거나 혹은 지나치게 솔직했다. 하와이 목격담이 불거진 뒤에 우정팔찌를 공개한 일은 친구들과 우정여행을 겸한 데이트였음을 감안하면, 정작 중요한 사실은 감추고 ‘반’만 공개한 셈이다. 대중을 향한 일종의 기만이었다. 또 ‘환승연애설’을 부인한 것까진 좋았지만 칼을 짚은 개 사진을 올려두거나 혜리의 “재밌네”에 대해 “저도 재밌네요”라고 응수한 건 패착이었다.
애초 하와이에 있다는 사실만 인정하고 열애에 대해선 ‘아티스트의 사생활’이라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각 소속사의 대처는 나름의 최선이었을 터다. 아무래도 혜리의 일 또한 류준열 소속사 측에서 보고 있는 탓이다. ‘아티스트의 사생활’이란 대응 자체가 대체로 인정만 안 하겠다는 관용적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게 조용히 정리될 수도 있었던 열애설이 혜리가 공을 던지고 한소희가 받아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
하지만 대처가 잘못 됐다고 대중에게 이들을 욕할 권리가 주어지는 건 아니다. 특히 류준열은 본인 입장을 내기에는 7년을 사귄 옛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그렇다고 새 사랑을 두둔하느니 그 또한 도리가 아니었을 터다. 사실 앞선 사랑이 끝난 뒤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욕 먹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현재 류준열을 향한 불특정 다수의 악플 테러는 도를 넘었다. 류준열이 가장 최근 올린 SNS 게시물에는 2만 개 넘는 댓글이 달려 있는데, 일부 댓글은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인신공격 성격이 뚜렷한 모욕적 내용이다. 그들은 철저한 개인 감정을 류준열을 향해 ‘배설’하듯 쏟아내는데, 정작 류준열의 잘못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소희는 감정적인 대응에 대해서 혜리와 대중에게 사과를 했는데도 악플리 쏟아지자 아예 SNS를 패쇄했다. 류준열과 한소희 양측은 결국 악플러들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애초 남들 사랑에 왜 그렇게 민감들 한지 도통 모를 일이다.
류준열과 한소희의 사랑을 예쁘게 지켜볼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욕을 쏟아낼 일은 아니다. 대처를 잘 했든, 잘 못 했든, 두 사람의 사생활은 보호 받아야 마땅하다. 그렇게 되지 못했을 경우 방법은 어쩌면 하나뿐이다. 본인들이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법적 수단을 강구해도 좋고, 그에 앞서 스스로 무너지지 말고 자존을 지켜야 한다. 떳떳하고 당당한 태도를 갖되, 스스로를 지키는 과정에서도 선은 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