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간판 그룹 블랙핑크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블랙핑크가 여전히 YG의 주요 수익원인 탓에 재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일단 YG가 한숨을 돌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그룹뿐 아니라 각 멤버들의 세계적 인지도가 상당한 터라 완전체 활동을 향후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YG는 6일 공시를 통해 “블랙핑크 멤버 4인 전원이 그룹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짤막히 밝혔다. YG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신중한 논의 끝에 두터운 신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수장인 양현석 전 총괄프로듀서까지 나섰다. 양 전 총괄프로듀서는“블랙핑크와 인연을 이어가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블랙핑크는 당사는 물론 더 나아가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 세계 음악시장에서 더욱 눈부시게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들의 행보에 변함없는 지지와 믿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블랙핑크의 완전체 재계약 여부는 올해 업계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멤버들은 지난 8월 YG와 재계약이 만료됐으나 향후 행보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 발표가 없어 무수한 설들만 양산됐다. YG도 “논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블랙핑크가 YG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터라, 이 같은 행보는 YG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웠다.
최근 YG가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에 발표한 신예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도 아직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은 데다, 반응도 미지근했다. 양 전 총괄프로듀서 또한 보복협박 혐의로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는 등 YG엔 해소되지 않은 대형 이슈가 산적해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블랙핑크의 재계약 체결을 두고 YG가 일단 큰 숙제를 해치웠단 의견이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랙핑크의 재계약 여부는 YG의 불확실성을 가장 높인 요인이었다”며 “그룹이기 때문에 모두의 의견을 한데 모으기 어려운데, 블랙핑크를 이렇게 지킨 것만으로 대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도헌 대중문화평론가는 “블랙핑크는 완전체 활동도 많지 않았던 터라 재계약 여부를 둘러싸고 우려하는 반응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블랙핑크 재계약 성사는 YG 입장에서 사활을 건 과제였는데 일단 잘 매듭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블랙핑크의 향후 활동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그룹 재계약 시 가장 큰 변수는 각 멤버들의 인기다. 계약 기간은 평균 2~3년이지만 각 멤버들마다 다른 데다가, 각자의 수익원이 확실할수록 계약 기간이 짧아지기 쉽다. 블랙핑크 각 멤버들이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개별 활동도 활발한 터라, 완전체 활동 기간이 길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제니의 솔로 앨범 발매, 지수의 배우 활동 컴백, 리사의 프랑스 성인 쇼 출연 등 블랙핑크는 각자 활동이 무척 활발하다. 앨범 1개 발매, 월드투어 1회 등 최소한의 완전체 활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 각자 활동은 이탈로 이어지기 쉬운 탓에 소속사엔 여전히 불안 요소다. 아직도 대형 기획사들 중 일부는 배우 활동을 금지하는 이유”라며 “블랙핑크 멤버들은 이미 모두 솔로로서 개인 수익원이 상당하다. 향후 의견 불합치로 완전체 활동에 다시 적신호가 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YG가 급한 불은 껐지만, 과연 내부 상황이 안정적일 때까지 블랙핑크가 YG 소속으로 완전체 활동을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