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나선 황선홍호가 대회 첫 경기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 선봉에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No.7’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이 있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대표팀은 지난 1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진화의 진화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2 항저우 AG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9-0으로 이겼다.
황선홍호는 당초 대회를 앞두고 합을 맞출 시간이 적어 주위의 우려를 낳았다. 항저우 AG가 1년 연기되고, 올해 초에야 연령 제한이 완화돼 선수단 구성에 변화가 생긴 것이 시작이었다. 3월 소집 훈련 이후 6월에는 중국과의 원정 2연전까지 치렀지만, 큰 소득이 있다고 보긴 어려웠다. 9월 A매치 기간 다시 소집 훈련을 진행했으나, 그 과정에서 홍현석·설영우는 A매치 승선으로 인해 빠졌고, 이강인은 오는 21일에야 본격적으로 합류한다.
하지만 황선홍호는 주위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대회 첫 경기에서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뽐냈다. 선봉장은 정우영이었다. 그는 왼쪽 윙어로 출전, 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을 했다. 조영욱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으로 향했다. 공이 상대 수비에 걸렸으나, 뜬 공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정우영은 이후에도 엄원상과 함께 연이어 쿠웨이트의 측면을 두드렸다.
이후 황선홍호는 조영욱이 추가 골, 백승호가 프리킥 골을 보태며 3-0 리드를 잡았다. 연이어 흔들린 쿠웨이트 수비진은 전반 막바지 허무한 실책으로 다시 한번 공격 기회를 헌납했고, 이는 정우영의 멀티 골로 이어졌다. 그는 고영준의 스루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로 침착하게 쿠웨이트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에도 정우영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엄원상이 다시 한번 우측면을 파괴했고, 크로스를 건넨 공이 조영욱에게 향했다. 조영욱의 어려운 자세로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를 맞고 나왔으나, 이를 정우영이 재차 밀어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각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정우영이 태극마크를 달고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후 황선홍호는 엄원상의 득점으로 6-0까지 앞서자 후반 9분부터 교체 카드를 꺼냈다. 정우영 역시 후반 22분경 홍현석과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왼쪽에서 화려한 득점력을 뽐낸 정우영은 등번호 7번과 함께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상대를 압도하는 스피드가 연이어 빛났다. 과연 정우영이 남은 경기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한편 황선홍호는 이날 승리로 E조 1위에 올랐다. 같은 날 먼저 열린 태국과 바레인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황선홍호는 오는 21일 태국·24일 바레인과 차례로 맞붙는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