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NC 다이노스에 새롭게 영입된 제이슨 마틴. 4번 타자로 기용 중이지만 아직 효과가 미미하다. IS 포토
NC 다이노스의 '4번'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NC의 올 시즌 팀 타율은 31일 기준으로 0.266이다. LG 트윈스(0.289)에 뒤진 리그 2위.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심각한 '결함'이 하나 있다. 바로 4번 타순이 블랙홀에 가깝다.
NC의 4번 타순 타율은 0.239로 리그 꼴찌다. 9위 한화 이글스(0.255)에 큰 차이로 뒤진 '압도적'인 최하위다. 정확도만 떨어지는 게 아니다. 4번 타순의 출루율(0.319)과 장타율(0.330) 모두 10위. 4번 타순에서 나온 홈런도 리그에서 가장 적은 2개(1위 삼성 라이온즈·9개)다.
NC는 개막전 4번 타자 제이슨 마틴이 개막 4경기 만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 5일 마틴이 복귀할 때까지 박건우·오영수·김성욱·손아섭 등이 번갈아 가면서 선발 4번 타자를 맡았다. 하지만 누구 하나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하나같이 4번에 이름을 올리면 죽을 쑤기 일쑤였다. 5월 초 강인권 NC 감독은 "마틴이 복귀할 때까지 한 선수에게 (4번 타순을) 맡기고 싶은데 4번만 배치하면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는지 (타순 짜기가)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NC의 고민은 어린이날 끝날 줄 알았다. 그날 마틴이 1군에 복귀, 첫 경기부터 4번 타순에 배치된 것이다. 하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1군에 재등록한 뒤 마틴은 첫 18경기를 모두 4번 타자로 나섰지만, 이 기간 타율이 0.239(67타수 16안타)에 불과하다. 기폭제 역할을 해야 할 4번 타순이 삐걱거리니 타선에 좀처럼 불이 붙지 않는다.
지난해 NC는 4번 타순은 매우 강했다. 포수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와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가 중심을 잘 잡았다. 양의지는 4번에서만 홈런 20개를 때려냈다. 마티니는 높은 정확도를 앞세워 3할에 근접하는 타율(0.291)을 기록했다. 색깔이 다른 두 선수가 번갈아 가면서 4번의 중책을 나눴다. 하지만 양의지가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났고, 마티니와도 재계약하지 않으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고심 끝에 선택한 중심 타자 자원인 마틴이 부진하면서 스텝이 꼬였다. 마틴은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오클라호마시티)에서 129경기 출전, 타율 0.285 32홈런 107타점을 기록했다. 매트 데이비슨(32홈런·현 히로시마 도요 카프)과 함께 퍼시픽코스트리그(PCL) 홈런 공동 1위. 작은 체구(키 1m75㎝)에서 나오는 일발장타가 강점인데 아직 KBO리그에선 폭발력을 증명하지 않았다.
마틴의 콘택트가 흔들리니 생산성은 크게 떨어진다. 득점권 타율까지 2할대 초반에 머문다. 마틴을 대체할 국내 타자가 마땅치 않으니 강인권 감독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의 반등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다. 4번 타자 고민이 지속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