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쾌투한 박명근. LG 트윈스 제공
팀은 패배했지만, 사이드암스로 박명근(19·LG 트윈스)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LG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 경기를 2-4로 패했다. 전날 승리 분위기를 이어 가지 못하고 시범 경기 4패(8승)째를 당했다. 개막전 2선발이 유력한 왼손 김윤식이 3이닝 5피안타 2탈삼진 3실점(1자책점),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과정만 보면 희망이 없는 건 아니었다. 특히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명근이 인상적인 투구로 염경엽 LG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1-2로 뒤진 4회 말 마운드에 오른 박명근은 선두타자 김휘집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후속 김건희 타석에서 폭투로 무사 3루. 실점 위기에 몰리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김건희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김동헌마저 헛스윙 삼진. 까다로운 김준완마저 2루 땅볼로 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등판한 박명근은 세 타자 연속 범타로 깔끔하게 키움 타선을 막았다. 김혜성을 2루 땅볼, 임지열을 3구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정후를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염경엽 감독은 6회부터 정우영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박명근의 기록은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35개 중 스트라이크가 24개였다. 5회에는 세 타자 연속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라온고를 졸업한 박명근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1군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며 팀 안팎의 높은 기대를 받았다. 5선발 경쟁에선 강효종에 밀렸지만 롱릴리프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염 감독은 임찬규·백승현·유영찬과 함께 박명근을 핵심 불펜 자원으로 분류, 테스트 중이다. 박명근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2.16. 과감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피칭으로 팀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개막전 엔트리 승선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