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포기하고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보유한 SM주식 ‘전량’을 내놓았다. 카카오 공개매수 청약률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하이브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카카오 공개매수는 목표량 833만3641주(SM 발행주식의 35%)를 훨씬 뛰어넘는 ‘오버 부킹’이 확실시된다. 최대주주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풋옵션 분량 86만 8948주(3.65%)를 제외한 주식 전량 375만 7237주(15.78%)를 모두 청약에 넣었다. 여기에 컴투스도 SM지분 99만1902주(4.2%) 전량을 카카오 공개매수에 참여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개매수 주체인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4.9%)와 SM 자사주 지분(1.3%),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 지분(1.1%)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를 제외하고 모든 기관과 개인이 공개매수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2207만여 주가 참여할 수 있고, 경쟁률은 최고 2.65 대 1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공개매수에 참여한 각 주체는 내놓은 주식의 37%가량만 처분 가능하다. 하이브의 경우 139만여 주만 팔 수 있다. 하이브는 1주당 12만원에 SM지분을 흡수한 만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선 카카오에 이 물량을 매도할 경우 시세차익 약 417억원을 남길 수 있다.
관건은 하이브가 카카오 공개매수 이외의 지분을 어떻게 하느냐다. 남은 주식 236만여 주를 시장가인 10만원 선에 처분하면, 하이브는 주당 2만원 손실로 약 470억 이상을 손해보게 된다. 이익보다 손실이 약 53억원 더 크다.
하이브가 잔여 주식을 시장가(10만원)로 처분해도 손실을 보지 않는 ‘마지노선’은 공개매수에서 150만주 이상으로, 경쟁률이 2.5 대 1 이하여야 한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소유 주식의 40%가량만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본전’인 셈이다. 만약 SM주가가 8만원대까지 떨어진다면 공개매수 경쟁률 1.7대 1 아래로 내려가야 남은 주식을 8만원에 팔아도 손실을 보지 않는다.
만약 하이브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SM지분 인수에 투자한 금액 4508억원을 전부 회수하기 위해서는 양도세를 제외하더라도 소유지분 80% 이상 청약에 성공해야 한다. 이럴 경우 공개매수 경쟁률이 1.25 대 1까지 떨어져야 한다. 남은 SM지분은 시장가에 따라 고스란히 하이브의 이득이 된다.
하이브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SM지분 인수에 투자한 4508억원을 대부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공개매수 경쟁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하이브가 남은 SM 주식 보유를 유지하면서 2대 주주로서 자격을 가져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개매수는 안분비례방식인 만큼 하이브의 ‘전량 청약’을 반드시 ‘전량 매각’ 의사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카카오의 공개매수 결과는 27일 공개된다. 하이브는 남은 SM 주식의 장내 처분 여부를 카카오 공개매수 종료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