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의 선발 로테이션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엔 ‘164km 루키’ 사사키 로키(22·지바롯데 마린스)가 WBC 본선 1라운드 체코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왔다.
일본 매체 데일리스포츠는 “사사키가 3월 11일 체코전에 선발로 나서는 것이 유력해졌다”라고 전했다. 매체의 예상대로라면 일본은 9일 중국전 선발로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10일 한일전 선발로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출격하는 데 이어 사사키가 세 번째 선발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사사키는 최고 164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프로 4년차 투수로,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최연소 퍼펙트게임’과 함께 20경기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괴물 루키’다. 160km대의 빠른 볼과 150km대의 포크볼로 타자들을 현혹하며 삼진을 잡아내는 사사키는 이번 WBC 일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세계무대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매체는 사사키의 세계무대 데뷔전이 3월 11일에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매체는 사사키의 사연이 있는 ‘3월 11일’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3월 11일은 12년 전 동일본지진이 일어났던 날로,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 출신인 사사키는 9살이었던 당시 지진으로 집이 유실되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매체는 사사키의 스토리를 소개하면서 “사사키로선 잊을 수 없는 날에 운명의 한 판(체코전)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9년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일전서 일본 선발로 나온 사사키 로키. 연합뉴스
사사키가 3월 11일에 등판한다면, 10일 열리는 한일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19년 U-18 야구월드컵 이후 사사키와의 리턴매치는 WBC 결승전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사키는 슈퍼라운드 한일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물집 부상으로 조기강판돼 팀의 4-5 역전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사사키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아쉬움을 WBC에서 설욕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한편, 사사키의 WBC 준비는 순조롭다. 소속팀에서 치렀던 연습경기(15일 야쿠르트전)에선 시속 160km을 앞세워 2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잡는 기염을 토했고, 20일 불펜피칭에선 156km의 공을 꽂아 넣으면서 다르빗슈로부터 “좋은 슬라이더를 던졌다”라며 칭찬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