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역동적인 춤바람’이 분다. 세계 최고의 브레이커를 놓고 경쟁하는 2022 WDSF(국제댄스스포츠연맹) 세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가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된다. 한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이 대회에 65개국 5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현재 인터넷 입장권 예매를 진행 중이다. 결승전 등 주요 경기는 방송 중계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강일성(51)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회장을 일간스포츠가 만났다. 서울 송파구의 연맹 사무국에서 만난 강일성 회장은 “선수권대회를 개최하기까지 준비 기간이 넉넉지 않았지만, 개최하고자 하는 의욕이 상당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브레이킹 댄스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자 한 게 가장 큰 개최 동기”라며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개최 의사를 동시에 표명한 일본을 제치고 국내서 세계 대회 개최권을 얻었다.
힙합 비트에 맞춰 고난도 춤을 구사하는 ‘브레이킹(Breaking·스트리트 댄스)’은 2024 파리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20년 12월 야구, 카라테를 퇴출하고 브레이킹, 스포츠클라이밍 등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도 브레이킹, E스포츠 등을 받아들였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브레이킹을 볼 수 있다.
강일성 회장은 “브레이킹을 비롯한 댄스스포츠가 굉장히 역동적이다.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 매력적인 스포츠 종목이다. 배틀 형식을 갖췄고, 예술성도 지녔다”라며 “최근 브레이킹이 대세로 떠오른 건 젊은 세대의 영향력이 크다. IOC가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신규 종목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나. 2028년 LA 올림픽도 당연히 정식종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브레이킹은 오랜 기간 세계에서 인정을 받아왔다. 브레이커의 랭킹을 집계하는 비보이랭킹즈에 따르면, 한국은 국가랭킹 2위다. 브레이커 그룹인 진조크루(Jinjo crew)는 그룹랭킹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진조크루는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배틀 부문과 베스트 쇼 부문에서 우승했다. 개인 순위 상위 5인 안에는 김헌우(2위)와 김홍열(3위)이 있다.
파리올림픽 브레이킹에선 남녀 각 16명의 선수가 본선 무대를 밟는다. 파리로 가는 직행 티켓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가 아닌 내년 벨기에 루뱅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올해 대회에서 상위권을 차지해 포인트를 얻으면 내년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데 유리해진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도 대륙별 우승자 자격으로 파리올림픽에 참가한다. 강일성 회장은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파리올림픽으로 가는 첫 관문인 셈”이라고 했다.
빅터 몬탈보(미국) 후쿠시마 아유미(일본) 등 유명 선수가 올해 한국 대회에 참가한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도 이목이 쏠린다. 강일성 회장은 “댄서들이 경쟁을 펼치는 방송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스우파) 출연자로 큰 인기를 끈 김예리 등 브레이킹 국가대표 4명(김종호, 최승빈, 전지예, 김예리)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이외에도 브레이킹 국가대표 선발전인 프로젝트K 2차 대회 우승자인 박인수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