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에 대한 소액주주의 권익보호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의 꼼수 행위에 동학개미들이 주주연합을 결성하며 공동 행동에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물적분할을 발표한 풍산과 DB하이텍에 반발한 소액주주들이 ‘물적분할 반대 주주연합’을 결성했다. 풍산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 16일 서대문구에 위치한 풍산 본사에 임시주주총회(10월 31일)에 상정할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풍산 투자자 대부분이 방산 부문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 방산 부문만 따로 떼어낸다면 기존 주주 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반발했다.
방산기업인 풍산은 지난 7일 경영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방산사업 물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4일 물적분할에 대한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하자 풍산은 3일 뒤 기습적으로 물적분할을 공시한 셈이다.
금융위의 권익 제공 방안은 상장기업의 주주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경우 기업에 주식을 매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는 게 핵심이다. 회사가 기존 주주의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발효 전이라 풍산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는 물적분할 권익보호와 관련해 연내 제도 개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풍산이 물적분할을 공시한 다음 날 주가는 3만450원에서 6.4% 급락한 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리고 2만6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등 소액주주들은 핵심 사업 부문 분할에 대한 우려로 주가 하락의 피해를 보고 있다. 또 풍산이 방산 부문 신설회사의 비상장을 유지한다고 밝혔으나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DB하이텍 주주들도 주주 결집을 위해 지난달 23일 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DB하이텍은 지난 7월 분할을 검토한다고 공시한 이후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의 주주들도 ‘자회사에 핵심 파이프라인을 넘겨 사실상 물적분할 피해를 봤다'며 지난달 30일 대전지방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