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이전으로 폐쇄된 서울 강동구 KB국민은행 천호동지점에 영업점 통폐합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금융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하면서 은행 점포가 1년 사이 하루에 한 곳꼴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지점이 한 개도 없는 곳이 47곳에 달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보험 등 국내 금융사의 지난 3월 말 점포는 1만5924개로, 전년 같은 달의 1만6961개에서 1037개가 줄었다.
이 가운데 보험의 영업 점포가 지난해 3월 말 5716개에서 지난 3월 말 5018개로 698개가 줄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어 은행이 380개, 증권사가 22개, 농·수·산림조합이 11개, 상호저축은행이 3개, 종합금융회사가 1개 줄었다.
늘어난 금융사도 있다. 공격적인 영업을 벌인 자산운용사는 점포가 34개,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47개가 늘었다.
국내 은행은 영업 환경이 모바일 중심의 '비대면'으로 확대되고 점포 구조 조정을 이어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금융사의 중심에 있는 은행들이 하루에 한 개의 지점을 폐쇄하면서 정작 금융취약자들을 지원해야 하는 지방 기초자치단체에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점포가 없는 곳만 47곳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의 점포가 없는 기초자치단체는 전남이 강진군, 고흥군, 곡성군 등 12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경북(9곳), 전북(6곳), 강원도(5곳), 충북(4곳) 순이었다.
군 단위 지역에서 시중은행 점포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은행들이 효율성 낮은 농촌 지역 영업점을 먼저 폐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은행들이 경영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은행 점포는 2017년 말 6775개에서 2022년 2분기 5910개로 12.7% 줄었다. 반면 점포당 평균 고객 수는 같은 기간 2만3446명에서 2만8402명으로 21.1% 증가했다.
여기에는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줄여 '경영 효율화'를 하는 것이 은행 사이에 분위기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점포 효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공동점포'라는 한 지붕 두 은행 형태의 지점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 취약계층이 많은 지방 지자체보다는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이 좀 더 친숙하고 상대적으로 지점이 많은 서울·수도권 점포가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