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지민(왼쪽)과 박영현. 호된 데뷔 신고식은 두 선수의 성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진=KT 위즈, KIA 타이거즈 제공 '슈퍼 루키' 박영현(19·KT 위즈)과 최지민(19·KIA 타이거즈)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2022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신인 선수는 총 11명이다. 최근 6년(2017~2022년) 중 가장 많았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순수 고졸 신인이 신인상을 받았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향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투수 중에서는 박영현과 최지민이 유독 주목받았다. 유신고 출신 오른손 투수 박영현은 '제2의 오승환'으로 성장할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구위, 정신력, 슬라이드 스텝, 수비, 견제 능력 등 투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모두 갖춘 투수"라고 기대했다.
최지민은 지난해 강릉고의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왼손 투수다. KIA 입단 후 치른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고 팔 스윙이 짧은 편이라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이 유리할 것으로 보였다.
두 투수 모두 소속팀 불펜 전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데뷔전에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최지민은 지난 2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팀이 0-4로 지고 있던 9회 초, 패전 투수로 나섰다. 1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사구 5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채은성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고, 2사 만루에서 박해민에게 밀어내기 사구, 김민성에게 싹쓸이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최지민이 지난해 등판한 15경기(57과 3분의 1이닝)에서 기록한 실점이 딱 5점이다. 고교 시절 1년 치 실점이 프로에서는 단 1이닝 만에 나온 것이다.
박영현은 3일 삼성 라이온즈전 9회 초 3-3 동점에서 주자를 1·2루에 두고 등판했다. 첫 타자 김재혁에게 우전 안타, 후속 타자 김태군에게 3타점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승기가 삼성으로 넘어간 순간이다. KT는 5-6으로 패했고, 박영현은 데뷔전에서 결승타를 내줬다.
이강철 감독과 김종국 KIA 감독 모두 장타를 허용한 신인 투수를 교체하지 않고, 남은 이닝을 맡겼다. 흔들린 멘털을 다잡고, 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최지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김현수를 범타로 처리했다. 박영현도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더 좋은 투구가 기대된다. 최지민은 1군에서 잔뼈가 굵은 유강남과 오지환을 주 무기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했다. 박영현도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위를 보여줬다. 피안타 3개 중 2개는 빗맞은 타구였다. 두 투수 모두 데뷔전에서 무너졌으나 값진 경험을 했다. 미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