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점유율 다툼을 잠시 뒤로 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함께 'ESG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각 사가 100억원씩 출자하는 등 총 400억원 규모로 마련하며, 탄소 중립 등 ESG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들의 육성에 전액 투입할 예정이다.
탄소 중립은 기후 변화 위기에 대응해 기업·개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과 제거하는 양의 합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통 3사는 작년 말 ESG 펀드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혜를 입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여러 투자사가 존재하는 게 더 유리하다"며 "3사의 시너지로 ESG 경영 생태계의 파이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박종욱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펀드 조성 협약식을 갖고 ESG 분야 우수 스타트업 지원을 약속했다.
3사는 ESG 펀드와 각 사가 운영 중인 육성 프로그램을 연결해 혁신 벤처 기업들을 돕고, 3사의 ICT 사업과 연계해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국내외 기업∙기관과 'ESG 코리아 얼라이언스'를 결성, ESG 분야 스타트업 14개를 선발해 투자 유치와 사업 연계 등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스타트업 15곳을 선발해 5월부터 6개월 동안 엑셀러레이팅에 돌입한다.
KT는 사회적 경제 기업 육성 사업인 '따뜻한 기술 더하기 챌린지' 공모전으로 환경·안전 분야 유망 기업을 발굴해 뒷받침하고 있다.
또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결성한 '스마트 대한민국 KT 넥스트 투자 조합'은 헬스케어 벤처기업 투자를 위해 220억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에누마, 호두랩스와 같은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원활하게 원격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2020년부터 소외계층에 약 2만대의 교육용 태블릿 PC를 지원했다.
ESG 펀드 운용사는 KB인베스트먼트다.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100억원을 함께 출자한다. 자문위원회에는 ESG 담당 임원 외에도 3사 대표가 직접 참여한다.
업계 관계자는 "함께 뜻을 모은 ESG 펀드가 수준 높은 삶의 질과 산업 환경 조성에 좋은 거름이 돼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