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연이은 악재의 영향 속 출렁이는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이라는 인식이 다시 강해지면서 3만 달러 선이 붕괴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3만5936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 대비 1.86% 오른 수치지만,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5%가 넘게 떨어진 값이다.
이날 오전에는 한때 비트코인이 3만7000달러 선에 근접하게 급등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며 한때 3만2951달러(약 3941만원)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11월 초만 해도 7만 달러(약 8348만원)에 육박했으나 현재 3만5000 달러 선(약 4100만 원대)에서 거래되는 등 약 두 달 반 만에 반 토막 난 상황이다.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가치도 비슷한 기간에 1조4000억 달러(약 1670조원) 정도가 증발했다.
작년 11월 초 약 3조 달러(약 3578조원)이던 것이 이날 기준 1조6000억 달러(약 1908조원)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값의 폭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인상 예고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시행된 양적 완화에 그동안 가상화폐로 돈이 몰렸는데,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되려 탈출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미국이 비트코인 현물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잇달아 거부하고 있고, 세계 3위 비트코인 채굴국인 러시아 중앙은행이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에 악영향을 미쳤다.
가상화폐 업계가 내다보던 비트코인의 최저점 '4만 달러 선'이 지난 21일 붕괴되면서, 이후 3만5000달러나 3만 달러 등을 새로운 지지선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미 이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성은 부족해진 상황이다.
이에 '미래 안전자산' '디지털 금' 등으로 기대하던 투자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오히려 미국 증시 등 여러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현상을 보며 '위험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리아왈드발키리 펀드 최고경영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시장이 진정되기 전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3만 달러, 이더리움은 2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