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8일 반포대교 위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택배노조는 CJ그룹 본사에 이어 이재현 CJ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지속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측인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는 ‘설 택배대란’을 막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18일 CJ대한통운 사측은 택배노조에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파업 중단과 작업 복구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측은 “택배현장에서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관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대리점연합회와 노조가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22일째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17일 CJ 본사, 18일 이재현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날 200여 명의 노조 조합원들은 이재현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의 CJ미래원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
노조 측은 “설 택배대란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이재현 회장과 직접 담판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며 "대화 거부는 재벌 총수의 지시와 승인 없이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이재현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CJ그룹은 “본사는 대화 창구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대화를 해야 하고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전국적인 배송대란은 없지만 파업 참여 노조원이 많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배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파업이 지속될 경우 물량이 늘어나는 설 성수기에 택배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사회적 합의 이행과 관련해 노조와 사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측은 “택배비 인상분의 절반 정도가 기사 수수료로 배분되고 있다. 새해부터 5500명 이상의 분류 지원 인력을 투입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노조는 “인상된 택배요금을 택배기사에게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고 있다”며 수수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여전히 택배기사가 택배 분류를 직접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택배노조 울산지부 지도부 20여 명은 삭발까지 단행하며 무기한 상경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전국에서 상경한 노조원들은 반포대교와 한남대교 등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