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더비에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 사진=게티이미지 시즌 홈런 1위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홈런 더비 1라운드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오타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전초제인 홈런 더비 이벤트에 출전했지만,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워싱턴 내셔널스 간판타자 후안 소토(23)와의 대결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대결을 펼쳤지만, 승리를 내줬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1번 지명타자·선발 투수로 나서는 본격 이벤트인 올스타전을 위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올스타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오타니는 전반기 3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1번 시드를 받았다. 상대는 8명의 출전 선수 중 홈런 개수가 가장 적어 8번 시드를 받은 소토(10홈런)였다. MLB 홈런 더비는 라운드당 3분씩 주어지며, 475피트(145m)를 넘어가는 홈런을 때리면 30초 보너스 시간을 받는다. 라운드당 최대 보너스 시간은 1분이다. 홈런 더비는 시즌 홈런 개수와는 무관했다. 후안 소토는 520피트(158m)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3분 동안 22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반면 오타니는 초반 헤매는 모습을 보여줬다. 발사각이 낮은 타구를 날렸다. 첫 50초 동안 홈런을 1개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1분 30초가 남은 시점부터 오타니는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10초 동안 5개를 넘긴 오타니는 1분 20초를 남기고 타임아웃을 불렀다. 45초의 휴식 시간 동안 두 손으로 양 무릎을 짚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 오타니었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분 보너스 시간 동안 홈런 6개를 추가해 총 2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1분이 추가로 이어지는 첫 번째 연장에서도 오타니와 소토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소토는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합계 28개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첫 40초 동안 6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소토를 따라잡았다. 그러나 남은 시간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며 다시 동점이 됐다. 두 선수는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승부는 연장 2차전에서 가려졌다. 연장 2차전은 각 선수에게 세 번의 스윙 기회가 주어지는 ‘스윙 오프(swing-off)’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간제한 없이 가장 치기 좋은 공을 타격하면 됐다. 소토는 3번의 타격 기회에서 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우위를 점했다. 부담이 커진 오타니는 첫 스윙에 땅볼을 치고 말았다. 결국 오타니는 최종 2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31개의 홈런을 기록한 소토에 막혀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주니치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홈런 더비 후 가진 인터뷰에서 “피곤하다. 마지막 30초가 유난히 피곤했다. 좋은 경험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타임아웃 도중 전화를 받은 건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30)이었다. 매체는 트라웃이 오타니에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본 행사인 올스타전에 대해서는 “계속 즐기고 싶다. 잘 쉬면서 대비하겠다. 내일 경기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올스타전 홈런 더비는 결승에서 피트 알론소(27·뉴욕 메츠)가 23개의 홈런을 때려내 트레이 맨시니(29·볼티모어)를 꺾고 2019년에 이어 또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알론소는 1·2라운드와 결승 합계 총 74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