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 주문 고객에서 더 비싸게 음식을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배달 플랫폼에 배달료를 '무료'라고 표시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버거킹·KFC·롯데리아·맥도날드 등 4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가 배달 주문 시 제품 가격과 매장 구매 시 제품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배달로 주문하면 햄버거 세트는 1000~1200원, 햄버거 단품은 700~900원, 사이드 메뉴는 600~700원, 음료는 500~700원 더 비쌌다.
배달 주문과 매장 주문 시 가격 차이가 가장 큰 곳은 버거킹이었다. 버거킹은 배달 주문하는 소비자에게 햄버거 세트는 1200원, 햄버거 단품은 900원, 사이드 메뉴와 음료는 700원씩 더 비싸게 받았다.
KFC는 배달 주문 시 햄버거 세트 1200원, 햄버거 단품 800원, 사이드 메뉴 600원, 음료 500원씩 가격을 올렸다. 롯데리아는 햄버거 세트 1100원, 햄버거 단품 800원, 사이드 메뉴 및 음료는 600원씩 더 받았다. 맥도날드는 햄버거 세트 1000원, 햄버거 단품 700원, 사이드메뉴 및 음료는 700원씩 비쌌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업체 4곳 중 홈페이지와 앱에 이런 사실을 고지한 곳은 버거킹과 KFC뿐이었다.
이에 대해 이들 4개 업체는 일정 금액 이상을 배달로 주문하면 별도의 배달료를 청구하지 않는 대신 제품 가격에 배달료 등 배달 서비스 비용을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배달 제품 가격 차별화는 시중 배달료를 고려하면 소비자에게 일부 유리한 경우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제품을 여러 개 배달시키면 매장 구매 때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배달 주문으로 많이 시키면 시킬수록 소비자가 손해라는 것이다.
맥도날드에서 빅맥 세트 4개를 배달 주문하면 6900원씩 총 2만76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매장에서 주문 시에는 5900원씩 총 2만3600원이다. 4000원이 더 비싼 셈이다.
롯데리아 역시 매장에서 5900원짜리 불고기버거세트를 4개 주문하면 2만3600원이지만, 배달 주문할 경우 제품 가격이 개당 7000원으로 높아져 총 2만8000원을 내야 한다. 배달 주문한 소비자가 총 4400원을 더 내야 한다.
소비자원 측은 "업체 4곳 모두 배달 플랫폼에서는 배달료를 '0원' 또는 '무료'라고 표시하고 있었다"며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가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주요 거래조건을 명확하게 알리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