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기아. 담원 기아와 젠지 e스포츠가 올해 첫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승자는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첫 왕좌의 주인공이 된다.
오는 10일 ‘2021 LCK 스프링’ 결승전이 열린다. 담원과 젠지는 지난 주말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각각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을 3-0으로 완파하고 결승 무대에 올랐다.
특히 젠지는 SNS에서 진행된 팬 투표에서 15대 85로 패할 것이라는 예측을 보란 듯이 뒤집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젠지는 2020년 스프링에서 정규 시즌 1위로 결승에 직행했다가 밑에서 올라온 T1에게 0-3으로 완패당한 아픔을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않았다.
이번 우승컵은 양 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담원은 2020년 LCK 서머에 이어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KeSPA컵까지 최근 연이어 벌어진 3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번 스프링에서 우승하면 4개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며 명실상부하게 현존하는 한국 최강팀임을 입증하게 된다.
젠지가 담원을 잡으면 LCK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1인자로 나서게 된다.
젠지 e스포츠. 양 팀은 역대 전적에서 막상막하다.
2019년 스프링부터 LCK에 참가한 담원은 첫 시즌부터 젠지에게 두 번 모두 2대 0으로 승리하면서 강세를 이어갔지만 2020년 스프링 정규 리그에서 모두 패했고 서머 1라운드까지 내주면서 3연패를 당하며 균형이 맞춰졌다.
두 팀은 2020년 서머까지 매치 기준 4승4패, 세트 기준 10승10패를 기록했다. 올해 스프링에서도 1승1패, 세트 기준 3승3패로 통산 전적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담원은 이번 스프링 정규 리그에서 16승2패로 1위에 올라 결승전에서도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2패 중 1패를 젠지에게 당한 것이어서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
더구나 두 팀이 정규 리그에서만 맞붙었을 뿐 플레이오프나 결승전에서는 이번에 처음 대결한다. 5전제에서 대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결승전에 팬들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승전의 승부는 양 팀의 미드 라이너 활약에 달렸다고 본다.
담원의 미드 라이너 '쇼메이커(ID)' 허수는 이번 스프링 정규 리그에서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이하 POG)'로 10번 선정되면서 '쵸비' 정지훈, '표식' 홍창현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허수는 ID처럼 화려한 플레이로 시선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실속까지 챙기는 것이 장점이다. 이번 스프링에서 12개의 챔피언으로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면서 밴픽(경기에 사용할 챔피언을 금지하고 선택하는 것)으로는 막을 수 없는 선수로 꼽힌다.
이에 맞서는 젠지의 미드 라이너는 '비디디' 곽보성으로, 허수와는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를 펼친다. 허수가 12개나 되는 챔피언을 이번 시즌에 보여줬지만 곽보성은 허수보다 적은 5개의 챔피언으로 이번 시즌을 소화했다. 챔피언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높은 승률을 유지해 해당 챔피언(신드라·아지르·오리아나·조이·요네)에 대한 곽보성의 숙련도는 대단하다. 하지만 다른 챔피언으로도 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LoL에서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이 없겠지만, 허리가 약한 팀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다”며 “허수와 곽보성이 결승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가 우승 트로피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LCK 스프링 결승전은 10일 오후 5시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