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의 BSFZ 아레나에서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어수선하다. 지난 15일 우여곡절 끝에 멕시코와 친선전을 치렀지만 카타르전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멕시코전을 앞둔 13일 진행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조현우(울산 현대), 황인범(루빈 카잔) 등 4명의 선수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14일 음성판정을 받은 전원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다시 진행했고, 김문환(부산), 나상호(성남 FC) 등 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는 멕시코축구협회, 오스트리아축구협회와 협의한 끝에 경기 진행을 결정했다. '출전 가능 선수가 13명 이상(골키퍼 1명 포함)일 경우 경기 진행을 할 수 있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따랐다.
축구협회는 "확진자 관리 프로토콜에 따라 오스트리아 의료진이 직접 대표팀 숙소를 방문해 확진자 증상 확인과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현재대로 자가 격리를 유지하라는 의료진의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확진 판정을 받은 권창훈은 소속 팀의 요청으로 조기 복귀했다. 오스트리아 보건당국과 협의한 끝에 권창훈은 방역차량을 이용해 오스트리아 숙소를 출발, 독일 프라이부르크로 돌아갔다.
멕시코전이 끝난 뒤 16일 대표팀은 3차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사 결과는 16일 오후 9시 정도에 나올 예정이다. 경기 개최 여부도 검사 결과가 나와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은 19명이다. FIFA 규정대로 추가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가 13명 이상이라면 멕시코전과 같이 경기가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카타르축구협회, 오스트리아축구협회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6일 오후 "3차 검사 결과가 한국시간으로 오후 9시 정도에 나온다. 결과가 나오면 바로 카타르축구협회, 오스트리아축구협회와 협의를 할 것이고, 최종 협의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전 당시에는 1차 검사에서 양성 반응자가 나와 2차 검사를 또 하느라 시간이 촉박했다. 이번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상황에 따라 바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음성 판정을 받은 19명의 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카타르전을 준비하고 있다.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훈련과 식사 등 개인 방역과 거리두기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 숙소는 1인 1실이고, 식사도 시차를 두고 배식을 받은 뒤 각자 방으로 돌아가 먹는다. 훈련 중 물도 개인 물통으로 따로 먹는다.
카타르전이 성사된다면 벤투호는 반전을 노려야 한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2-3 역전패를 당했던 멕시코전과는 다른 모습을 기다린다. 특히 수비가 문제다.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 간판 중앙 수비수들이 합류하지 못했고, 홍철(울산 현대), 이용(전북 현대) 등이 부상으로 이탈해 수비 라인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에서 0-1로 패배한 카타르에 설욕도 해줘야 한다. 카타르에 승리한다면 대표팀은 역사적인 500승 고지에 오를 수 있다.
멕시코전에 중앙 수비수로 나섰던 정우영(알 사드)은 "멕시코전은 후방에서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서 미숙했다. 디테일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잘 준비해서, 카타르는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는 "동료들이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어려움에 처해있다. 선수들 모두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선수들 모두 한 마음으로 경기를 잘 마치자고 했다. 더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게 서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선수들 모두 안전하게,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잘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