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추산 국내 골프공 시장의 규모는 약 1200억원. 우레탄 커버인 프리미엄 골프공, 컬러 공으로 대표되는 퍼포먼스 골프공, 저가형 골프공 시장을 더한 규모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만 60% 정도를 점유 중인 타이틀리스트를 필두로 캘러웨이, 던롭, 브릿지스톤, 볼빅 등이 경쟁하고 있다.
전 국민에게 친숙한 캐릭터인 카카오 프렌즈에 기반을 둔 카카오프렌즈 골프가 골프공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카오VX의 용품 브랜드인 카카오프렌즈 골프는 3일 ‘R’ 시리즈 골프공 2종을 시장에 출시했다.
R 시리즈는 카카오프렌즈 골프가 1년 반여의 준비 끝에 내놓은 첫 번째 골프공이다. R은 ‘합리적인(Reasonable) 가격’과 ‘믿을 수 있는(Reliable) 품질’을 바탕으로 골프공 시장에 ‘혁명(Revolution)’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프리미엄급 제품이지만 가격은 매우 착하다. 4피스 프리미엄 제품이 3만6000원, 3피스 퍼포먼스 라인이 2만7000원으로 기존 브랜드 대비 2분의 1 정도다.
카카오프렌즈 골프의 골프공 시장 진출은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메이저 골프공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노하우를 쌓은 카카오VX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자본력을 바탕으로 어떤 제품을 내놓을지 관심이 컸다.
카카오VX의 문태식(51) 대표는 “기존 골프공 시장에 진입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골프공 사업을 하지 않을 순 없다고 판단했다. 대중성을 지향하면서 가격이 합리적이고, 품질은 뛰어난 프리미엄 골프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대표적인 1세대 IT 전문가 출신이다. 1998년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함께 ‘한게임’을 공동 창업해 ‘한게임 맞고’로 대박을 터뜨렸다. NHN 엔터테인먼트본부 이사, NHN 게임스 대표 등을 거쳤고, 2000년대 후반 ‘당신은 골프왕’이라는 게임을 우연히 개발한 일을 계기로 골프 사업에 뛰어들었다.
게임 개발자 출신인 문 대표는 재미와 건강을 추구하면서 골프계의 트렌드를 만들어왔다. 2011년 스크린골프인 티업비전을 개발했고, 2012년 마음골프학교를 인수해 스크린과 교육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17년 마음골프학교가 카카오게임스의 자회사인 카카오VX로 편입된 뒤에는 스크린골프인 프렌즈 스크린을 비롯해 골프 용품, 카카오 골프예약 서비스 등 각종 골프 관련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문 대표는 “스크린골프 사업을 시작한 뒤로 안 해본 것이 없다. 개발하느라 시간을 많이 낭비했고, 골프가 장난이냐는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서비스는 분야를 막론하고 사용자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R 시리즈 골프공은 판매 첫날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문 대표는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수차례 테스트를 하면서 제품에 자신이 생겼다.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성능 좋은 R 시리즈 골프공이 골프계의 판도를 바꾸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