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1루 선발 이영하가 교체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06/ 두산은 통합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이영하(23)가 2019시즌에 보여준 투구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2017시즌 양현종(KIA), 2018시즌 김광현(전 SK). 한국시리즈 우승팀에는 외인 듀오 앞 또는 뒤에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는 토종 에이스가 있었다. 지난주까지 2위에 3.5게임 차 앞서며 1위를 지킨 NC에는 기량이 일취월장한 구창모(23)가 있다. 역대 대표 좌완 계보를 잇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강팀은 외인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토종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2019시즌 통합 우승팀인 두산에는 이영하가 있었다. 17승(4패)·평균자책점 3.64를 거뒀다. 올 시즌은 1, 2선발로 기대받았다.
그런 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020시즌에 등판한 8경기에서 1승 3패·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 0.242던 피안타율은 0.320, 1.28이던 이닝당 출루 허용은 1.87까지 올랐다.
5월 30일 잠실 롯데전, 6월 5일 잠실 KIA전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는 타선이 4회 공격까지 15득점을 지원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3이닝 연속 실점을 했고, 4회말 2사 1·3루에서 박용택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이 경기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두 차례나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이튿날 경기 전 브리핑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을 크다 보니, 애써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려다가 투구 밸런스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19일 LG전은 이영하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고 나선 등판이다. 벤치는 팔 스윙이 무겁다는 이유로 조정기를 부여했다. 이영하는 국내 3차 캠프에서 치른 청백전, 4월 21일부터 소화한 대외 연습경기에서도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다. 페이스 또는 컨디션 조절한다는 이유였다.
2020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1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만루 이영하가 밀어내기 실점을 하자 포수 박세혁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부산=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13/ 미야자키(일본) 2차 스프링캠프 실전 등판에서는 컨디션이 좋았다. 슬라이더는 마치 포크볼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조정된 일정 탓에 컨디션 관리에 영향을 받은 모양새다. 슬라이더의 낙구 시점이 타자를 현혹하지 못하고 있고 제구도 안 되고 있다. 피안타를 줄이기 위해 변화구 승부를 하다가 볼넷을 내주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투구 외적인 악재도 있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부터 많은 승수를 거두며 심적 부담을 덜고 다음 등판에 나설 수 있었다. 올 시즌은 개막전 승리 이후 7경기 연속 2승째를 올리지 못했다. 내야진에 주전급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 보니 수비 지원도 2019시즌에 비해서 받지 못하고 있다.
두산 지난주까지 25승16패(승률 0.610)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지켰다. 부상자가 많고, 6월 둘째 주에는 타선의 타격감이 동반 침체하며 위기에 놓였지만 지난 주말 3연전에서 LG에 3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했고, 옆구리 부상을 당한 오재일도 7월 초에는 라인업에 포함될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도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는 7월에는 정상적인 경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두산은 디펜딩챔피언이다. NC에 1위를 내준 상태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부상 변수는 매 시즌 존재했고, 코로나19 정국에서 진행되는 시즌인 만큼 모든 팀이 저마다 악재가 있다.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즌. 4번 타자, 에이스 등 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는 기대 받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며 생긴 공백은 우완 박종기가 메워냈다. 유희관은 4선발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영하만 남았다. 그의 반등은 두산의 전력 정상화와 1위 추격에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그동안 지켜보던 사령탑은 이례적으로 심리 관리에 나섰다. 이영하의 다음 등판은 오는 25일 문학 SK전이 될 전망이다. 팀 타율 9위 타선이다. 호투, 1승은 반등 발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