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장들의 연임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최고경영자(CEO)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단둘이다. 현재 이들의 연임을 두고 업계는 상반된 시각을 내놓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이 최근 연임을 확정 지었다. 어느 해보다 카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연임 갈림길에 선 수장은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만 남게 됐다.
정 사장은 카드업계의 ‘연임’ 분위기를 이어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해부터 돌풍을 일으킨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기획부터 마케팅, 플레이트 디자인까지 카드 출시의 전 과정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행 덕에 우리카드의 카드업계 내 입지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 사장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겸직하던 '우리은행 은행장'의 하마평에 오르고 있어 우리카드 사장직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정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30일 만료됐지만, 아직 인선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아직 연임이 확정되지 않은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2013년 12월 삼성카드 사장에 취임해 3연임에 성공한 카드업계 최장수 CEO다.
업계서는 원 사장의 4연임은 불투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가 이끌어 온 삼성카드의 성적표는 문제가 없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인사팀장 시절의 노조와해 혐의로 지난 18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라서 ‘법적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삼성카드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 기간에 있는 사람은 금융회사의 임원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삼성그룹이 계열사 사장단에 일명 ‘60세 룰(사장은 60세까지만 임용한다)’을 적용해온 점도 연임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원 사장은 1960년생으로 올해 만 60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1심이라 형량이 바뀔 여지는 있으나, 이사회에서는 법적 리스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