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간판 공격수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로 떠나자 일어난 변화다. 지난 7일 성남 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19라운드를 마지막으로 김신욱은 전북과 이별했다. 올 시즌 9골로 전북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던 김신욱이었다. 간판 공격수의 이탈은 우려의 시선으로 전북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전북은 김신욱을 대체할 만한 자원도 영입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우려의 시선은 오래가지 못했다. 금세 감탄의 시선으로 바뀌었다. 전북 걱정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김신욱 없이 치른 첫 경기 20라운드 대구 FC와 경기에서 전북은 4-1 대승을 거뒀다. 전북 이적 이후 주춤했던 문선민이 보란 듯이 해트트릭을 쏘아 올렸다. 김신욱이 떠난 전북 공격진의 중심이 자신이라고 말하는 듯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대구전에서 정혁이 1골을 추가했다.
21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는 이동국의 1골이 터지며 1-1로 비겼다. 이동국의 건재함을 말해 주는 경기였다. 그리고 22라운드 FC 서울전. 전북은 다시 한 번 4골 폭죽을 터뜨리며 4-2 승리를 일궈 냈다. 수비수 홍정호가 멀티골을 넣었고, 전북으로 이적한 김승대가 전북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로페즈가 승리를 확정 짓는 네 번째 골을 신고했다.
김신욱이 떠난 뒤 3경기에서 전북은 2승1무로 패배하지 않았다. 3경기에서 무려 9골을 폭발시켰다. 울산전을 제외하면 2경기에서 8골이다. 김신욱의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화력이다. 아니, 오히려 김신욱이 있을 때보다 더욱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 서울전 승리로 14승6무2패·승점 48점을 기록, K리그1 1위를 수성했다.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빠진 자리, 김신욱만큼의 제공권을 가진 대체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변화를 시도했고, 이는 적중했다. 높이를 앞세운 공격은 사라졌지만 빠르고 활기찬 공격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공력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한 것이다. 김신욱이 떠나자 문선민이 날아오른 것도,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한 김승대가 한 경기 만에 전북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것도 달라진 전북 공격 흐름 때문이었다. 로페즈의 빠른 발과 돌파도 탄력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런 모습은 모라이스 감독이 그리던 장면이다. 그는 "그동안 김신욱의 높이에 대한 선수들의 의존도가 있었다. 지금은 오히려 더 다양한 공격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금 전북의 스쿼드는 높이보다 스피드를 활용하는 것이 더 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전략을 위한 맞춤형 영입이 바로 김승대였다. 모라이스 감독은 "스피드를 더 활용하기 위해 김승대를 영입했다. 김승대의 스피드가 전북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며 "순발력이 있고, 빠르고 센스 있는 선수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