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5라운드 인천과 대구의 경기. 콩푸엉은 이날 첫 선발 출전하며 풀타임 소화했다. 사진=양광삼 기자
영원히 잊지 못할 K리그1(1부리그) 선발 첫 출전. 그러나 팀은 3연패. 응우옌콩푸엉(24)에게 2019년 4월 3일은 어떤 날로 기억될까.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5라운드 홈경기에서 원정팀 대구 FC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최근 3경기 연속 패배를 당한 인천은 1승1무3패(승점 4)로 11위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6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가 예정돼 있어 부진 탈출도 쉽지 않아 보인다.
멀티골을 터뜨린 김진혁과 K리그1 최고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올린 세징야의 활약이 독보적이었으나, 이날 무대에서 주목받은 선수는 또 있었다. 인천의 외국인 선수인 콩푸엉이다. 이날 콩푸엉은 한국 무대 진출 이후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콩푸엉의 선발 소식에 응우옌부뚜 주한 베트남 대사가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고, 관중석 한쪽에는 베트남 교민과 학생들이 응원 현수막 등을 들고 앉아 그의 선발 데뷔를 응원했다. 베트남 국기도 군데군데 펄럭였다.
콩푸엉은 '박항서 매직' 열기 덕분에 밀접해진 한국과 베트남 관계로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임대로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베트남 최고 축구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그지만, K리그 도전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마케팅용 선수'라는 비판 섞인 시선이 쏟아졌고, 주전 경쟁도 쉽지 않았다. 콩푸엉은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에 나섰으나 모두 교체 출전으로 짧은 시간 동안 뛰는 데 그쳤다. 그보다 앞서 인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르언 쑤언쯔엉(부리람) 역시 비슷한 처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대로 벤치 멤버에 머무르다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요른 안데르센 인천 감독은 훈련과 연습 경기 등에서 보여 준 콩푸엉의 모습 때문에 그를 선발로 기용하며 기회를 줬다. 물론 첫술에 배 부르지는 못했다. 기념비적인 첫 선발 출전이었지만 콩푸엉은 자신에게 주어진 90분을 환한 미소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팀이 완패한 탓도 있고, 눈에 띈 활약을 펼치지 못한 탓도 있었다.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좋은 움직임을 보였지만 슈팅보다 패스를 중심으로 풀어 가느라 이렇다 할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31분 하마드에게 좋은 패스를 연결해 슈팅까지 이어지게 한 것 정도가 눈에 띈 장면이었다. 결국 콩푸엉은 90분간을 뛰고 슈팅 0개로 첫 풀타임을 마쳤다.
콩푸엉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K League 제공 벼르고 벼른 첫 선발 출전인 만큼 콩푸엉 스스로 느끼는 아쉬움은 매우 컸다. "첫 선발 출전은 쉽지 않았다. 앞으로 노력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선발 소감을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도 안데르센 감독은 "그는 최선을 다했다. 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수비에서 도움을 주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공격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부분은 있었으나 나쁘지 않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첫 선발 출전은 아쉬움으로 끝났지만, 콩푸엉에겐 아직 많은 경기들이 남아 있다. 동남아 출신 K리거 3호인 콩푸엉이 태국 전설로 남은 '1호 K리거' 피아퐁 푸에온처럼 인상적인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인천 경기를 지켜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