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잇' 연출의 남성우 PD가 왜 장기용과 나나를 '캐스팅 1순위'로 꼽았는지 알 수 있었던 1회였다.
23일 첫 방송된 OCN 토일극 '킬잇'에서는 이중생활하는 킬러 장기용(김수현)과 형사 나나(도현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어린 시절 버려져 킬러 데이비드 맥기니스(파벨) 손에 자란 장기용. 장기용은 치매에 걸린 맥기니스를 지켜주고 싶었지만, 맥기니스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듯했다. 결국 맥기니스는 의뢰를 수행하던 중 크게 다쳐 숨을 거뒀다.
이때 장기용 앞에 의문의 의뢰인이 등장했다.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장기용의 과거를 알 수 있는 사진을 하나씩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장기용은 사건을 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사진을 보고 마음이 바뀌어 수락했다.
그리고 장기용이 한 남자를 실족사로 위장해 죽인 날, 나나를 만나게 됐다. 죽은 사람은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모두가 자살로 추정한 가운데 나나는 빠르게 진실에 다가갔다. 그러던 중 산속에서 야생 동물을 돌보던 장기용을 만났고, 서로의 정체를 모른채 이상한 인연이 시작됐다.
나나는 근처 식당의 남자를 용의자로 구속했지만 이는 함정이었다. 나나가 식당에 있는 모습을 장기용이 밖에서 바라봤다. 사실 장기용도 이 식당에 뭔가 있는 듯 방문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자를 구해준 적 있었다.
스타일리시 비주얼 액션을 표방한 '킬잇'은 장기용의 비주얼로 승부를 띄웠다. 사연 가득한 얼굴, 근육질의 몸매에 가득한 깊은 상처 등 시각적으로 서사를 설명했다. 특히 중저음의 목소리로 읊조리듯 뱉는 대사는 캐릭터가 가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의 대비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줬다.
발레리나 출신 형사라는 독특한 설정도 나나에게 찰떡이었다. '굿와이프'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나나였기에 형사 연기도 무리 없었다. 자신을 어린 여자라고 깔보는 남자 형사를 눈빛으로 제압하는 모습도, 사건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모습도 '걸크러시' 그 자체였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그 자체로 그림이 됐다. 킬러와 형사, 도망쳐야할 사람과 잡아야할 사람이다. 그 아슬아슬한 관계가 주는 긴장감을 분위기만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