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이승호, 두 번째 투수 안우진이 상대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타선에선 제리 샌즈가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이끄는 타격을 했다. 원정 2연전을 모두 내준 넥센은 홈에서 열린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4차전, 4선발 맞대결이 열렸다. 이미 준PO 3차전에서도 한화 장민재가 예상보다 좋은 투구를 하며 반전을 안겼다. 이 경기도 그랬다. 경기 초반은 투수전이 이어졌다. 1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넥센 좌완 영건 이승호는 4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냈다. SK 4선발 문승원도 직구-슬라이더 조합이 위력을 발휘하며 3이닝 무실점 투수를 했다.
균형은 박병호의 투지와 제리 샌즈의 집중력에 의해 깨졌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병호가 문승원의 4구 몸쪽 직구에 사구를 얻어냈다. 몸에 붙은 공을 피하지 않았다. 앞선 시리즈 세 경기에서 1할 타율도 넘지 못한 그가 출루 의지를 드러낸 것. 4번 타자에게 어울리는 타격은 아니었지만 팀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샌즈가 4번 타자의 의기를 지원했다. 문승원과의 승부에서 직구 위주의 패턴 뒤 들어온 하나의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이전까지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잘 들어가던 이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겨 버렸다. 넥센이 2-0으로 앞서갔다.
위기에서는 승리를 기대하는 공식기 통했다. 이어진 수비에서 이승호는 선두타자 나주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넥센 벤치는 바로 안우진을 투입했다. 준PO 4차전에서도 이승호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홀로 5⅔이닝을 소화했다. 이미 이번 가을 넥센의 필승 공식에 빠지지 않고 대입되는 투수다. 김강민과 김성현을 모두 삼진 처리했고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 제이미 로맥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6회 추가 득점을 해냈다. 선두타자 서건창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뒤 샌즈가 안타를 미쳐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포스트시즌 내내 허를 찌르는 작전 지시를 했던 장정석 감독은 이 상황에서 임병욱에게 스퀴즈를 지시했다. 실패 조짐이 보였다. 타구가 포수 앞에 떨어졌다. 그러나 행운이 따랐다. 3루수 나주환이 런다운에 걸린 서건창을 잡으려다가 한 차례 넘어졌고 무리하게 송구를 하다가 몸에 맞춰버렸다. 주자는 홈을 밟았다. 1루 주자는 3루, 타자는 2루를 밟았다. 이어진 기회에서 김하성이 좌전 안타를 치며 샌즈를 불러들였다.
두 번째 투수 안우진은 6, 7회를 위기 없이 막아냈다. 8회도 선두타자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맞은 위기 상황에서 내야진 김하성(유격수), 김혜성(2루수)의 매끄러운 연계 플레이 덕분에 더블플레이 해낼 수 있었다. 남은 아웃카운트 1개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8회 공격에서 득점은 없었다. 긴장감은 끝까지 이어졌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이보근이 김재현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2루수 김혜성이 실책하며 출루를 허용했고, 한동민에겐 중월 투런포를 맞았다.
그러나 1사 뒤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투수 김상수가 아웃카운트 2개를 실점 없이 잡아냈다. 넥센이 신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 티켓의 행방은 5차전, 인천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