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달 끝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끈 스트라이커 황의조는 지난달 '벤투호 1기'에 이어 이번에도 발탁됐다. 벤투 감독은 9월(코스타리카·칠레) A매치 2연전에 황의조를 연달아 출전시켰다. 1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황의조는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같은 포지션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무릎 부상을 당한 가운데 그는 우루과이전 해결사로 나설 전망이다.
황의조는 골을 터뜨려 황태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그는 유독 A대표팀에만 오면 작아졌다. 태극마크를 달고 13경기를 뛰었지만, 단 한 골만 기록 중이다. 골맛을 본 것도 무려 3년 전이다. 2015년 10월 13일 자메이카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뒤, 골침묵 중이다. 우루과이전에서 골문을 열어젖힌다면 1096일 만에 A매치 골을 기록하게 된다.
그는 다행히 소속팀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안게임과·A매치를 마치고 지난달 중순 소속팀에 복귀한 황의조는 이후 4경기에서 모두 골을 잡아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일본 J리그(1부리그) 26라운드 비셀 고베전(9월 15일·2-1 승)에서 복귀골을 신고한 황의조는 27라운드 시미즈 S펄스전(9월 21일·2-1 승)에서 2골, 28라운드 산프레체 히로시마전(9월 28일·1-0 승)에서 1골을 꽂았다. 3경기 모두 황의조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나왔다. 시즌 리그 득점은 13골(5위). 말 그대로 '원샷 원킬(One Shot One Kill)'이다. 황의조의 활약에 힘입어 4연승을 달린 감바 오사카(승점 36)는 12위로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그는 큰 키(184cm)에도 활동량이 풍부하다. 제공권은 물론이고 발밑도 좋다는 뜻이다. 움직임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의 입맛에 딱 맞는 골잡이다.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는 강력한 슈팅은 덤이다. 무엇보다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과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동갑내기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으며 단시간에 끈끈해진 덕분이다. 당시 '손흥민이 패스하고 황의조가 넣는다'는 공식을 만들어 낼 정도였다. 경쟁자는 석현준(랭스)이다. 지동원을 대신해 2년 만에 대표팀에 뽑힌 석현준(190cm)은 강력한 힘과 노련한 몸싸움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유형의 공격수다. 올 시즌 소속팀이 치른 8경기 중 7경기에 출전하며 핵심 자원으로 올라섰다.
벤투 감독은 "둘은 분명히 서로 다른 스타일이다. 석현준은 포르투갈 무대에서 긴 시간을 뛰어서 잘 알고 있다. 황의조는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분석해 파악돼 있다. 세부적 지시는 경기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두 선수의 스타일을 살려서 경기를 뛰게 하겠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공격수는 항상 경쟁해야 한다. 준비를 잘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