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을 갖고 만났든, 더 나아가 연인이었든 그야말로 '안물안궁'이다. 알 수 없는, 알고싶지 않은 둘만의 관계에서는 엘제이(LJ)가 피해자였다 하더라도, 하루종일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사진공개 논란 속 피해자는 엄연히 화영이다. 그러나 엘제이는 언론을 통해 화영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만들어냈다. 이슈와 화제몰이가 목표였다면 성공이다. 하지만 대중들의 거침없는 비난과 후폭풍은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엘제이는 '피해자' 화영에게 대체 어떤 사과가 받고 싶은 것일까.
엘제이는 새벽녘 자신의 SNS에 화영과 찍은 다량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편안한 의상을 입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촬영한 화영과 엘제이의 투샷을 담고 있다. 엘제이는 사진과 함께 '이하늘 형님 감사합니다. 용기 이빠이. 전 형님보다 한 살 어립니다. 네들이 우습게 보여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 추억 간직하는 게 잘못이니?'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남겨 화를 부추겼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진 사진과 엘제이의 메시지에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두 사람의 친분조차 제대로 알려져있지 않았던 상황에서 쏟아진 사진들은 의혹의 싹을 키우기 충분했지만, 한 쪽의 일방적 행동이자 주장이었기 때문에 남녀불문 화영을 위해서라도 일이 더 이상 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하지만 이슈가 이슈인만큼 엘제이와 화영의 스캔들 아닌 스캔들은 오전부터 속속 기사화 되기 시작했고, 화영 측은 결국 "친한 오빠, 동생 사이다. 좋은 마음으로 만났던 적은 있지만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그 역시 연인 관계는 아니었다"는 확고한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엘제이 역시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추가 행동을 보였기에 사건은 그대로 일단락 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오후 엘제이는 각종 언론 매체들에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고 결국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연인 사이가 아니다" 화영 측의 입장은 한결같다. 하지만 엘제이는 "화영과 2년을 열애했고, 다툼이 있어 사진을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바라는 것은 사과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인 사이였다는 엘제이의 주장을 일단 받아들이고 본다 하더라도 싸우고 돌아선 것에 대한 사과를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버리고 헤어짐을 말한 것에 대한 사과를 뜻하는 건지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을 '사과'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인지 어떻게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가 안 되는 언급이다.
화영 측의 입장대로 연인 사이가 아니었다면 논할 가치도 없는 문제다. 네티즌들이 엘제이를 '상상연애' '망상분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엘제이의 사과 표현보다 더 적합하게 보일 정도다. 엘제이가 보여준 모든 '쇼'는 요청·요구·부탁을 넘어선 강요이자 협박, 그리고 폭력이다. 화영은 앉은 자리에서 화를 입었고 사태가 수습 되기에는 너무 멀리왔다. 화영이 사과를 해야 한다면, 엘제이가 화영에 해야 하는 사과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과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야 할 것이다. 결혼을 앞둔 이하늘 역시 축하 선물(?) 한번 거하게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