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름은 끼가 다양한 배우다. 그동안 청순하고 신비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섰다. 최근 KBS 2TV '고백부부'에서 180도 변신을 시도했다. 사랑앞에서 배려하면서 걸크러쉬 면모를 보이고, 할말 다하며 톡톡튀는 윤보름 역을 맡았다.
'고백부부'는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인 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고백부부'의 성공 뒤에는 조연들이 제몫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다. 특히 한보름은 자신과 싱크로율 100%인 윤보름을 소화하며 인생 캐릭터와 조우했다.
한보름은 최근 일간스포츠를 찾아 종영 소감을 전했다. 한보름은 아침 일찍 나선 인터뷰였지만 활기가 넘쳤다. "원래 아침형 인간이라 아침에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한 그. 약 한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배우 한보름의 다양한 끼를 엿볼 수 있었다. 취미만 대여섰개가 됐고, 재즈 댄스 강사 자격증·미용사 자격증·애견 미용 자격증 등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1편에 이어>
- 촬영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더 많은 추억을 쌓아야 하는데 빨리 헤어진 게 아쉽다. 감독님과 작가님도 정말 좋아서 헤어지는 게 아쉽웠다. 작품에서 아쉬운 건 전혀 없었다."
- 장기용이 핫스타로 떠올랐다.
"샵에 가니까 다들 기용이가 멋있다고 하더라. 기용이가 잘 되는 게 정말 좋았다. 진심으로 응원했다. 동생인데 연기할 때 보면 진지하고 열심히 한다. 많이 생각하고 열심히 하니까 잘 될 것 같다."
- 여전히 '고백부부' 출연진과 잘 지내나.
"단체방이 있다. '고백부부' 관련 검색어가 올라오면 캡쳐해서 올린다. 서로 칭찬하기 바쁘다."
- 한보름의 스무살은 어땠나.
"윤보름보다 더 당찼던 것 같다. 자신감도 엄청났고 개구졌다. 지금도 에너지가 넘쳐서 주변에서 다운시킨다. 나라 언니도 그런 얼굴로 이상한 표정 짓지 말라고 한다. 현실에선 더 장난기가 넘친다."
- 남자들에게도 인기 많았을 것 같은데.
"남자들과 남사친으로 지냈다. 장난기가 워낙 많아서. 오히려 여자들이 많이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 팬이 많다. 여자 팬이 많은 게 좋다."
- 남자들이 대시하지 않았나.
"처음엔 대시를 하는데 장난치는 성격인 걸 알고 다들 친구로 지내더라. 전혀 이성적인 감정이 싹 트지 않았다.(웃음)"
- 만약 스무살로 돌아간다면 뭐부터 할 것 같나.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 그때는 하고 싶은 게 연기여서 공부 말고 다른 데에 눈을 많이 돌렸다. 그리고 돈도 좀 더 모으고 싶다. 극중 호준 오빠 아빠처럼 판교에 땅을 사야할 것 같다.(웃음)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는데 대학 때 첫 아르바이트가 피팅 모델이었다. 다른 아르바이트 보다 보수가 쎄서 용돈을 받지 않고 내가 벌어서 내가 썼다. 그러다가 연습생 생활하면서 수입이 없었다." - 장나라와 6살 차인데 친구 연기를 해야했다. 힘든 점은 없었나.
"나라 언니를 어렸을 때부터 TV로 봐서 대선배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와일드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선 나라 언니한테 헤드락을 걸어야만 했다. 처음엔 괜찮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촬영 시작하고 나서 한 번도 힘들었던 적이 없다. 언니도 정말 착해서 정말 친구가 됐다."
- 극중 친구가 현실 친구가 됐다.
"나라 언니도 촬영 끝나고 나랑 혜정이라는 선물을 얻었다고 하더라. 알게 돼서 정말 고맙다. 서로 고민 있으면 고민 상담도 하고 힘든 것도 얘기한다. '고백부부'에서 헤어지는 게 아쉬웠다. 서로 손잡고 이게 마지막이 아니고 앞으로 시간이 더 많으니까 헤어진다는 생각하지 말자고 말했다. 놀이동산도 가고 여행도 갈 거다. 나라 언니와 혜정이와 추억을 계속 쌓고 싶다. 매일 연락한다. 친구 역하면서 마음 맞는 사람 만난 게 신기하다."
- 캐스팅은 어떻게 됐나.
"스스로 윤보름을 쟁취했다.(웃음) 원래는 천설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그동안 보여지는 이미지가 청순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해서 천설에 도전했다. 그런데 윤보름이라는 역할을 읽어보니 이름도 같고 성격도 비슷하더라. 천설 역으로 오디션을 보고 일어나기 전에 감독님한테 보름 역을 읽어 보고 싶다고 했다. 안 읽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그때 감독님이 마음에 들었는지, 다시 윤보름 역으로 한 번 더 보자고 해서 캐스팅 됐다."
- 2011년에 데뷔했다. 올해 31살로 어린 나이는 아니다.
"좀 늦게 데뷔한 편이긴 하다. 고등학교 때 연기로 대학을 진학하고 뮤지컬을 하고 싶어서 춤을 배웠다.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재즈 댄스 강사 자격증도 땄다. 내가 춤추는 걸 보고 힙합 걸그룹 제의가 들어왔다. 연기자가 꿈이라서 가수는 생각해 본 적 없었지만 어떤 길로 가든 배우로 가면 되지 않겠냐해서 계약을 했다가 길어졌다. 가수로 데뷔하진 못 했다."
- 재즈를 배워서 치어리딩하는데 수월했겠다.
"윤보름 역을 위해 치어리딩과 에어로빅을 배워야 했다. 춤을 배워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태어나서 처음 밟아보는 스탭과 동작이라 '멘붕'이 왔다. 숨이 안 쉬어지는 춤이다. 체력 소모도 대단하다. 땀을 그렇게 흘려본 적이 없다. 서강대 응원단 친구들이 정말 많이 애 썼다. 게다가 센터고 에이스라 더 잘해야 했다. 촬영 전에 계속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방송에 잘 나와서 다행이고 만족스럽다. 보통 그 한 곡을 6개월을 연습하고 무대는 1년이 지나야 오를 수 있다고 하더라."
- 가수로 데뷔하지 못 한 걸 후회하진 않나.
"처음엔 많이 힘들었다. 배우로 전향하고 오디션 보면서 어필할 수 있는 무기로 춤을 보여드렸다. 자랑할거리가 있어서 좋다. 걸그룹 연습생 시절은 윤보름에게 자양분이 됐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 <3편에 계속>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박찬우 기자 [인터뷰①] 한보름 "허정민과는 '형제'…감정 없이 뽀뽀 했다" [인터뷰②] 한보름 "재즈 강사 자격증 보유…배우로서의 자양분" [인터뷰③] 한보름 "김수현과 같은 볼링장…에버리지는 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