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에게 기대한다.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을지, 그리고 보다 성숙한 자세로 팬 앞에 어필할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2016년 페넌트레이스도 막을 올린다. 그 가운데 상무, 경찰 야구단에서 제대한 선수들은 물론 사회복무 소집해제 후 본격적으로 1군 활약을 기다리는 예비역들도 있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도 있고 좀 더 기량을 갈고 닦은 뒤 페넌트레이스에서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선수들도 많다.
지난해 신인왕 구자욱(삼성)은 상무에서 돌아와 116경기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 17도루로 맹활약하며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5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구자욱 못지않은 뛰어난 잠재력의 예비역들이 개막을 기다린다.
▶ 성숙해진 고원준, 롯데 선발진 ‘키워드’
대표적인 선수는 상무 제대병인 우완 고원준(26, 롯데)이다. 2010년 넥센에서 5승 7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가능성을 비춘 뒤 롯데로 이적했던 고원준은 자기 관리 실패로 천부적인 감각을 실전에서 제대로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제대 후 달라진 훈련 자세로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 1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한 고원준이 롯데 선발진의 기둥으로 자리 잡느냐에 롯데의 2016년 성적이 달렸다.
▶ 박세혁-이우성, 두산이 기대하는 잠재력
두산 포수 박세혁(27). 박철우 두산 타격 코치의 아들인 박세혁은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뒤 2013시즌이 끝나고 상무 입대했다. 박세혁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00경기 타율 0.350 12홈런 73타점을 기록한 뒤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14경기 타율 0.300 3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양의지의 뒤를 지키는 백업 포수이자 대타로도 활용폭이 넓은 선수다.
박세혁의 동료인 외야수 이우성(22)도 주목할 만 하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2013년 드래프트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우성은 일찍부터 ‘제2의 김동주’라는 평을 받았다. 대전고 때는 코너 외야, 3루는 물론 포수까지 맡으며 야구 센스를 자랑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82경기 타율 0.337 8홈런 52타점 22도루를 기록한 이우성은 시범경기에서도 12경기 타율 0.292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 하주석-김용주, 1순위 그 남자들
한화 유격수 하주석(22)도 한화 내야 지각변동을 이끌 인재. 신일고 1학년 시절 이미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남달랐던 하주석은 지난 시즌 막판 1군에 등록되기도 했다. 하주석은 2012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유망주.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부상 회복 후 6경기 0.286(21타수 6안타) 4타점을 기록했고 1~2일 LG와 개막 2연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공격도 좋았지만 뛰어난 유격수 수비로 팬 기대를 높인 하주석이다.
2일 LG전에서 아웃카운트 없이 2볼넷 1실점으로 무너졌으나 하주석과 함께 상무 제대한 좌완 김용주(25)도 눈여겨봐야 한다. 천안 북일고 시절 기교파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용주는 시범경기 4차례 등판해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왼손 투수라 활용폭이 높다.
직구 평균 구속은 130km대 중반으로 빠르지 않아도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를 노리며 타자를 괴롭히는 투구에 능하다. 다만 제구력이 뛰어난 평을 받는 투수는 아니다. 모서리를 겨냥했다가 빗겨가는 공이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 SK 정영일, 다시 펴는 날개
2006년 고교 최고 투수 가운데 한 명이던 정영일(28, SK)도 눈여겨봐야 한다. 광주 진흥고 출신으로 LA 에인절스에 입단했으나 팔꿈치 수술로 꿈을 접었던 정영일은 2013년 신인지명 5라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뒤 그해 11월 상무 입대했다.
시속 150km 이상의 광속구를 찾은 정영일은 시범경기 9경기에서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했다. 정우람(한화), 윤길현(롯데)이 빠져나간 SK 계투진에서 큰 힘이 될 새 얼굴이 바로 정영일이다. 정영일은 지난 1일 문학 kt전에서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밖에 상무 출신 예비역 1년차 선수들 가운데 정주현(LG), 진명호(롯데), 김상수(넥센), 김윤동(KIA) 등도 1군 맹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정주현은 LG 2루 주전 경쟁의 핵. 이들은 진정한 남자이자 보다 성숙한 프로 선수로서 팬 기대에 부응하며 사랑받는 주축 선수로 자리 잡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