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K리그에 찾아온 동남아시아 선수 루엉 쑤언 쯔엉(21·베트남)의 K리그 희망가가 시작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쯔엉은 피아퐁(57·태국) 이후 두 번째로 K리그 무대를 밟는 동남아 선수다. 1984년부터 1986년까지 럭키 금성에서 뛰었던 피아퐁은 43경기 18골 6도움을 올리는 등 강렬한 모습을 보이며 K리그 스타로 거듭났다. 그러나 피아퐁이 떠난 뒤 동남아 스타 명맥은 끊겼다. 스페인과 필리핀 이중국적자인 알바로 실바(32)와 브라질·동티모르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는 산토스(25)가 K리그를 밟았던 적이 있지만 순수 국적의 동남아 선수가 한국에서 뛰는 건 꼭 30년 만이다. 베트남 유망주로 국민적인 성원을 받고 있는 쯔엉은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훌륭한 기량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인천은 쯔엉의 마케팅 효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정의석 인천 단장은 "쯔엉의 영입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교류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경기력 이상의 효과를 기대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인천은 쯔엉의 입단식을 베트남의 수도인 호치민에서 열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구단이 운영하는 SNS 서비스에도 베트남 팬들이 대거 몰려들어 성공을 예감케 했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쯔엉이 드디어 인천에 합류했다. 쯔엉은 지난 5일 인천에서 첫 훈련을 소화하고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팀 동료들의 환대에 쑥스러워하던 쯔엉은 "흥분된다. 팀원들과 만나게 되어 기쁘다. 모두가 나를 반겨줬다.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라며 K리그 입성 소감을 전했다. 쯔엉은 영어에 능통해 동료들과의 소통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케빈 오리스(32), 마테이 요니치(25)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팀과 리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나갔다. 쯔엉은 "모든 선수들이 나를 반겨주며 빨리 적응할 수 있게끔 도와줬다. 모두 너무 친절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고마워했다. 적응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는 필수다. 쯔엉은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면 나도 다른 선수들처럼 K리그에서 희망적으로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준비를 철저히 해서 승리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쯔엉은 11일 팀원들과 함께 일본 오사카에서 K리그 데뷔를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