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성희·최덕규·김병원 후보 '농민 대통령'을 뽑는 제23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농민 234만명을 대표해 4년 간 농협을 이끌 주인공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후보들은 조합장 위상 강화와 농협 개혁 등을 외치고 있지만 선거운동이 과열되면서 선거 전후 진통이 우려된다.
이성희·최덕규·김병원 3강 구도
오는 12일 치러지는 이번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는 최원병 현 농협중앙회장이 한 차례 연임한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선거다.
농협중앙회장은 정부 임명직에서 1988년 조합장 직선제로 바뀌었다가 2009년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으로 간선제로 바뀌었다. 이번 선거는 간선제가 된 이후 두 번째 치뤄지는 것이다.
이번 선거의 후보는 6명으로, 현재 3강 3약 구도라는 관측이 많다. 이성희 전 경기 낙생농협 조합장과 최덕규 전 경남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전남 출신의 김병원 전 농협양곡 대표이사가 선두 그룹을 이루고 있고, 하규호 경북지역농협운영협의회 의장과 서울 출신의 박준식 농협중앙회 상생협력위원회 위원장, 김순재 전 경남 동읍농협 조합장이 쫓고 있다.
3강 후보들은 오랜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이성희 후보는 낙생농협 조합장 3선과 7년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지냈고, 최덕규 후보는 중앙회 이사 3선과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7선을 지냈다. 김병원 후보는 13~15대 남평농협 조합장을 지내고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들은 공약에서 하나같이 조합장의 권한·위상 강화와 사업 구조 개편 등 개혁을 강조했다. 이는 역대 농협중앙회장들이 권한을 휘두르며 비리를 저질러 온 것과 농협 안팎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장의 말로가 좋지 않았다. 선거제로 바뀐 이후 지금까지 총 4명의 중앙회장들이 선출됐지만 이들 모두 비리와 뇌물·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됐다.
1대 회장인 한호선 회장은 비리 혐의로 1994년 6월 구속됐고 2대, 3대인 원철희 회장과 정대근 회장도 각각 비자금 조성 혐의와 뇌물수수 혐의로 물러났다. 최원병 현 농협중앙회장도 작년에 특혜 대출 및 비자금 의혹에 대해 검찰을 수사를 받았다.
농협중앙회장이 매번 부정 의혹에 오르는 이유는 중앙회장이 갖고 있는 막강한 권한 때문이다. 234만명의 조합원과 1136개의 조합을 주무르며,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하고, 법적으로 비상근 명예직임에도 무려 7억2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지난해 3분기말까지 농협의 자산 총액은 333조원으로 신한금융지주(338조원)에 맞먹는다.
이 같은 막강한 위치 때문에 중앙회장 선거 방식이 계속 바뀌어 왔다. 지난 2009년 농협법을 개정하면서 전국 모든 농협조합장들이 참여하는 방식인 직선제에서 선출된 대의원들이 뽑는 간선제로 바뀌었다. 연임할 수 있게 한 제도도 단임제로 변경했다.
비난·비방 등 과열현상
그러나 여전히 진흙탕 선거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농협 선거와 관련해 2011년 선거 때 2건보다 많은 3건을 수사 의뢰했다. 검찰 고발이 1건, 경고는 2건이다.
후보들 간의 비난·비방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3강 후보에 집중돼 있다.
이성희 후보는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까지 하면서도 검찰에서 밝혀낸 농협 비리 실상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농협 조합원 자격 논란과 함께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1000㎡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는 자만 농협 조합원에 들어올 수 있으나 이 후보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근거 없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최덕규 후보는 '청와대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2007년과 2012년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해 청와대가 적극 밀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덕규 후보 측은 "청와대가 밀고 있다는 것은 근거 없는 루머"라고 반박했다.
김병원 후보는 자리 약속을 받고 출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병원 후보는 2012년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한 최원병 현 회장에 대해 중앙회 정관 위반으로 당선무효 소송을 냈다가 취하했다. 이후 NH무역 대표와 농협양곡 대표 등 요직을 많았는데 이번에도 다른 자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김병원 후보 측은 "당선을 막으려는 음해"라고 했다.
이번 선거인은 중앙회장과 대의원 조합장 290명 등 291명이며, 후보자 6명의 소견 발표를 차례로 듣고 투표가 시작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인을 놓고 당선인이 결정될 때까지 재투표한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농협중앙회장 후보 등록상황>
기호 이름 경력 -------------------------------------- 1 이성희(66) (전) 낙생농협 조합장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2 최덕규(65) (전) 농협중앙회 이사(3선) (현) 합천가야농협 조합장(7선)
3 하규호(57) (현) 김천시지역농협 운영협의회 의장 (현) 경북농협경영인조합장협의회 회장
4 박준식(75) (전) 농협중앙회 비상임감사 (현) 농협중앙회 상생협력위원회 위원장
5 김순재(50) (전) 동읍농협 조합장 (전) 전국농축협 보험판매계약갱신협의회 대표 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