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극 '미생'이 방송 10회만에 자체 최고시청률 5.9%를 넘어서며 인기 고공 행진 중이다.
덕분에 원작 만화는 주춤하던 판매량이 드라마 인기와 함께 100만권이 팔려나가는 등 부가상품도 화제다. 하루가 멀다하고 '미생' 관련 이슈가 쏟아지고 직장인들의 대화에 '미생'이 주요소재가 된 건 오래다. '미생'은 '갑'들의 전쟁터에 던져진 까마득한 '을'의 고군분투, 그 속에서 피어난 오늘날 우리 회사원들의 눈물 겨운 우정 이야기를 그린다.
그중 신입사원 4인방(임시완·강소라·강하늘·변요한)이 주인공이다. 네 사람은 입사 후 인턴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 2년 계약직 타이틀을 따냈다. 갑의 세계에 들어간 임시완(장그래), 찌지한 남자의 세계에 들어간 잘난 여자 강소라(안영이), 칭찬 없는 세상에 들어간 모범생 강하늘(장백기), 현실 세계에 들어온 이상주의자 변요한(한석율)이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네 주인공은 실제로도 대기업 입성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총성없는 취업전쟁 속에 실제로 던져졌다면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실제 대기업 면접을 담당하는 면접관들에게 물었다. "누구를 뽑으실래요?"
(*인터뷰 참여 면접관 : A무역상사 ㄱ이사 B헤드헌팅컴퍼니 ㄴ헤드헌터 C 대기업 ㄷ인사과장)
▶한석율 2표 장백기 1표
드라마에서는 채용 과정이 생략됐으나 실제 이들이 실제로 공채에 응시, 최종면접을 봤다면 그 결과는 흥미롭다. 인사전문가들은 무역회사라는 특수성이 있어 아무래도 여성보다는 남성, 단순 스펙보다는 대외 활동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결과 스펙종결자인 장백기보다 면접에서 본인의 가능성을 더 보여줄 수 있는 한석율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무역상사 ㄱ이사는 "한석율은 스펙도 좋고 이 회사를 들어오고자 하는 확실한 명분도 보인다. 일단 면접만 두고 볼 때는 가장 호감을 얻을 사람이다"고 말했다. 반면 장그래는 사실상 면접을 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캐릭터일뿐 현실과는 멀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
①한석율 채점표
ㄱ 이사 : 모두 서류를 통과했을 경우 가장 눈에 띈다. 자신이 어떤 위치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또 입사에 대한 간절함이 보인다. ㄴ 헤드헌터 : 빈수레가 요란한 타입. 면접장에서 이목을 끌 수 있지만 선뜻 '합격' 표를 던져주고 싶지 않다. ㄷ 과장 : 눈치가 빠른 타입이다. 회사 돌아가는 상황을 잘 꿰뚫어 누구보다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것 같다. 다만 몸이 조금 느린 게으른 똑똑이 스타일.
②장백기 채점표
ㄱ 이사 : 준비는 만점이나 개성이 부족하다. 무역회사서는 어느 팀에 발령받을지 모른다. 책상에만 앉아있을 사람을 원하는게 아니다. ㄴ 헤드헌터 : 실제 면접관이 아닌 우리 입장에서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어느 기업에 추천해도 욕 안 먹을 물건이다. ㄷ 과장 : 완벽한 스펙, 어디하나 나무랄데 없는 입상성적. 그러나 간절함이 없어 보인다. 우리 회사가 아니어도 다른 곳에서 잘 살 듯.
③안영이 채점표
ㄱ 이사 : 성차별이 없어졌다고는 하나 고지식한 무역회사에는 아직도 알게모르게 경계선이 그어져있다. ㄴ 헤드헌터 : 무역회사가 아닌 금융권이나 대기업이라면 만점 스펙. 하지만 매우 매력적인 사람임은 분명하다. ㄷ 과장 : 당당한 태도와 남의 눈치 보지 않는 성격이 마음에 든다. 남자들의 비겁한 시기를 받겠지만 잘 해낼 스타일.
④장그래 채점표 ㄱ 이사 : 서류 통과가 신기한 케이스. 황금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면 가능할까. 그게 아니면 엄두도 못 낼 스타일. ㄴ 헤드헌터 : 사실 이런 사람은 우리 선에서 킬(Kill) 시킨다. 아직까진 드라마 속 캐릭터일뿐 실제는 로또 맞을 확률만큼 적다. ㄷ 과장 : 내년부터 대기업 입사요건 최저학력이 바뀐다고는 하나 아직은 무리다. 초능력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서류 통과 자체가 말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