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에이스'는 팀 내 제1선발을 가리킨다. 그러나 불펜 투수 중에도 '에이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민태 롯데 코치의 생각이다. 그는 불펜 '에이스'의 부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 코치는 "선발에만 에이스가 있는 게 아니다. 불펜에도 에이스가 있다"며 "불펜 에이스는 상대의 추격을 확실하게 차단하고, 흐름을 끊어내는 구원 투수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우리 팀 불펜에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펜 투수의 실력이 전부 비슷하기 때문에 결국 상황에 따라 투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롯데는 마무리 김승회를 필두로 좌완 이명우, 사이드암 김성배, 언더핸드 정대현이 필승조를 맡고 있다. 우완 최대성과 좌완 강영식은 추격조 또는 롱릴리프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 불펜은 양승호 감독 재임 시절인 2012년 리그 최강으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정대현이 부진하면서 불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올 시즌 역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불펜 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김성배(1.72)가 유일하다. 1.5 이하의 이닝당 출루허용(WHIP)를 기록하는 선수는 정대현(1.44)뿐이다. 정 코치는 "불펜 에이스가 없다 보니 상황을 막기 위해 모든 투수가 투입되는 경기가 많다. 과부하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강영식도 사실상 롱릴리프는 아니다. 강영식이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아니지 않은가. 불펜 투수 중 그나마 2이닝 이상을 버텨줄 수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좌우놀이를 한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우리 팀 상황에서는 결국 확률 싸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