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혁은 15일 광주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프로 첫 선발이었다. 2011년 입단한 한승혁은 팔꿈치 수술로 첫 해는 개점휴업. 2012년 17경기(13.1이닝), 2013년 11경기(19이닝)에 출장했다. 지난 2년간 불펜으로 뛰었고, 올해도 4경기 불펜으로 나왔다.
우완 정통파로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며 덕수고 시절 에이스로 활약한 한승혁은 한화 타선을 맞아 개인 최다인 5이닝을 던지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153㎞의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로 탈삼진쇼를 펼쳤다. 이날 8개의 삼진을 잡아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을 세웠다. 종전은 6개였다.
1회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톱타자 정근우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이용규에게 중전 안타, 피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4번 김태균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주고 계속해서 1사 1·2루 위기였다.
신예가 초반부터 무너질 수 있는 상황, 이때 김정수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한승혁을 다독였다. 그리곤 그 효과는 있었다. 한승혁은 고동진을 삼진, 김회성을 우익수 뜬공을 잡아 대량 실점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이는 곧 자신감으로 공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KIA 타선은 1회말 곧바로 1-1 동점까지 만들어, 한승혁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한승혁은 5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솎아냈다. 2회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이용규를 2루수 뜬공을 잘 잡아냈다. 3회 피칭이 돋보였다. 정교한 피에와 4번 김태균을 131㎞와 133㎞ 포크볼로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피에는 삼진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와우' 하는 입모양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스트라이크존 바로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의 제구와 위력이 좋았다. 직구를 57개, 포크볼을 20개, 슬라이더를 13개 던졌다. 포크볼이 최고 137㎞, 적게는 129㎞까지 나왔다.
한승혁은 5회까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타선이 5회말 역전 점수를 뽑아 2-1로 리드했다. 6회초 등판해 선두타자 김태균을 볼넷으로 내준 후 김태영으로 교체됐다. 김정수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을 때, 한승혁은 한동안 공을 넘겨주지 않고 아쉬워했다.
KIA 불펜은 7회 역전을 허용하면서 한승혁의 승리는 날아갔다. 한승혁은 오는 20일 SK전에 다시 한번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