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빅클럽들의 동아시아 투어가 한창이다. 그러나 유독 두 나라는 찾지 않는다. 바로 한국과 중국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3-2014시즌을 앞두고 시드니와 홍콩, 일본을 차례로 방문했다. 아스널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일본을 방문해 친선경기를 치르고 있다. 첼시 역시 동남아시아 투어를 진행 중이고, 리버풀도 인도네시아와 호주, 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 선덜랜드 등은 홍콩을 방문해 바클레이 아시아트로피에 출전한다. 당초 한국행을 추진 중이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퀸즈파크레인저스, 스완지시티(이상 잉글랜드) 등은 아예 아시아 방문을 취소했다.
유럽 빅클럽 사이에서 한국과 중국은 찬밥 신세인 것이다. 이유는 좀 다르다. 한국은 박지성이 뛰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두 차례나 방문한 기억이 있다. 또 2010년에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가 한국을 방문했다. 바르셀로나는 한국-스페인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 K리그 올스타와 친선경기를 가진 것이다. 그러나 맨유나 바르셀로나 같은 팀들이 한국 팬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자 국내 여론이 나빠졌다. 이 때문에 "친선경기를 갖고 오히려 안티팬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당시 바르셀로나는 당시 메시가 약속한 출전시간을 채우지 않고, 유소년 선수가 대거 출전하는 등 한국팬들을 우롱하는 태도를 보여 여론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에 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FC서울과 친선경기를 치르며 K리그 일정이 바뀌며 비난이 일기도 했다. 유럽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국 팬들의 빅클럽에 대한 거부감이 한국 방문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국을 꺼리는 이유는 다르다. 한국과 달리 중국 본토를 찾으면 열정적인 응원이 보장된다. 그러나 거친 중국 축구에 혹시나 비싼 몸값의 선수들이 다칠까봐 친선경기를 피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당초 중국과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개국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중국 프로팀들이 경기를 거칠게 한다는 소문은 이미 유럽에도 퍼졌다. 중국 시장이 탐이 나긴 하지만 시즌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막상 친선경기를 갖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