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은 투수들에게 '에이스 완장'과도 같다. 새로운 시즌의 시작. 1승 이상의 의미를 안고 8개 구단 에이스들이 3월30일 그라운드 가장 높은 곳, 마운드에 선다. 신생구단 NC는 '형님'들의 개막전을 지켜본 뒤 4월2일 시즌을 시작한다. 8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외국인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골랐다. 삼성의 배영수(32)와 롯데 송승준(33)이 토종 선발의 자존심을 지켰다.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과 두산의 공식 개막전 선발 맞대결의 테마는 '코리언 드림과 귀환'이다. 한국 프로야구 3년차 니퍼트(32·두산)는 3년 연속 개막전 선발의 훈장을 달았다. 니퍼트는 2011년 잠실 라이벌 LG와의 개막전 선발로 한국 팬들과 첫 인사를 나눴고, 두산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지난해에는 넥센과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패전투수가 됐다.
배영수는 부상과 재활의 긴 터널을 뚫고 5년 만에 개막전 선발로 돌아왔다. 배영수는 '1차 전성기'였던 2005년과 2006년 삼성의 개막전 선발이었다. 2006년 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2008년 KIA와의 개막전에서 복귀 신고를 했다. 2012년 7년 만에 두자릿 수 승리를 거두며 2차 전성기를 맞이한 배영수는 감격적으로 개막전 선발 자리까지 다시 꿰찼다.
나이트(38·넥센)도 3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그는 2011년 SK를 상대로 개막전 패전투수가 됐지만 지난해에는 두산을 제물로 첫 승을 따냈다. 선발 맞대결 상대는 소사(28·KIA)가 유력하다. 한국 2년차에 접어든 소사는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싱커를 앞세워 선동열(50) KIA 감독의 마음을 훔쳤다.
리즈(30·LG)도 3년 연속 개막전과의 인연을 이어간다. 리즈의 사연은 니퍼트·나이트와 좀 다르다. 리즈는 2011년 두산전 선발로 나서 니퍼트에게 판정패했다. 2012년에는 마무리로 이동해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세이브를 거뒀다. 지난해 시즌 중 선발로 돌아온 리즈는 제1선발로 복귀했다. 개막전에서 1패 1세이브를 기록 중인 리즈의 목표는 당연히 승리다. SK는 레이예스(29)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울 계획이다. 올해 한국 땅을 밟은 레이예스에게 개막전은 코리언 드림을 향한 첫 걸음이다.
류현진(27·LA 다저스)을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낸 한화는 바티스타(33)를 개막전 선발로 확정했다. 선발 풀타임 첫 해를 맞이한 바티스타에게는 중요한 경기다. 송승준은 2년 연속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송승준은 2009년 개막전 선발로 나섰고, 지난해 그 자리를 되찾았다. 2012년 한화전에서 승리를 챙겼던 그는 2년 연속 같은 팀을 상대로 개막전 승리를 노린다.